대박 공모주의 운명? 카카오게임즈도 '기관 매도폭탄' 와르르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10.13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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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250만주 수익 실현, 주가 7% 급락…첫 4만원대로

대박 공모주의 운명? 카카오게임즈도 '기관 매도폭탄' 와르르


상장 한 달을 맞은 카카오게임즈가 12일 7% 이상 급락했다.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일부가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고 시장에 나온 영향으로 해석된다. 기관은 이날 대거 250만주를 팔아치웠다.



앞서 IPO(기업공개) 열풍의 시작을 알린 SK바이오팜 역시 상장 3개월을 맞아 기관투자자 매물이 풀리면서 10% 하락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신규 상장종목에 투자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23,000원 ▼350 -1.50%)는 전 거래일보다 7.36%(3900원) 내린 4만910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 시초가(4만8000원)과 비슷한 가격이다. 카카오게임즈가 4만원대로 장을 마감한 것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상장 셋째 날인 지난달 14일(8만9100원·장중) 이후 꾸준히 하락하던 카카오게임즈는 장중 4만535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3위까지 올랐던 카카오게임즈(3조6176억원)는 7위까지 밀렸다.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 중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되면서 주가가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게임즈 공모 과정에서 기관 투자자가 받은 1127만7912주 중 1개월 의무보유 물량은 38.6%(435만9047주)를 차지한다. 전체 상장 주식의 약 6% 수준이다.

최고가(8만9100원)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지만 현재 주가도 공모가(2만4000원)보다는 높다. 약 100%에 달하는 수익률 실현을 위해 매물이 대거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대박 공모주의 운명? 카카오게임즈도 '기관 매도폭탄' 와르르
실제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거래량은 약 628만주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거래량이 5일(108만주), 6일(111만주), 7일(49만주), 8일(107만주)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약 6배 수준이다.


특히 기관은 256만9000주(1226억7100만원)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도 금액에서 2위 네이버(508억900만원), 3위 카카오(368억8800만원)를 압도적 차이로 제친 1위다.

반대로 개인은 이날 249만5100주(1192억9000만원)를 순매수하며 기관 물량을 대부분 사들였다. 역시 개인 순매수 금액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례는 최근에도 발생했다. SK바이오팜은 이달 5일 10.2% 하락했다. 3개월 의무보유 물량이 시장이 풀릴 수 있게 된 날이다.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아직 하락 폭을 모두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IPO 흥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 기관 물량이 추가로 나올 때마다 주가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코스피에 상장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두 종목의 사례를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빅히트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비해 의무보유기간을 확약한 기관 투자자가 적고 그 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그만큼 상장 초기 단기 차익을 노리는 매물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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