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 만난 신동빈 회장… "한·일 가교 역할 기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10.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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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인 중 처음…재계 "일본 인적 네트워크 넓은 신 회장 가교 역할 할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이 결국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2탄'격으로 여겨지는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를 결정한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이 결국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2탄'격으로 여겨지는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를 결정한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만났다.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인 중 처음으로 신 회장이 스가 총리와 회동하면서 신 회장이 경색된 한-일 관계 가교 역할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 한 호텔 중식당에서 신 회장을 비롯 화장품 기업 '코세' 고바야시 카즈토시 사장, 편의점 '훼미리마트' 사와다 타카시 사장 등과 오찬을 가졌다.



이날 일정은 공개됐지만 회동 목적과 내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9월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 취임 축하와 함께 사업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인 중 스가 총리와 회동한 건 신 회장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경색된 한일 관계를 개선해 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인적 네트워크가 넓은 신 회장이 (한일 경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베 정권때 거리가 벌어졌던 한·일을 다시 가깝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지난 7년 8개월간 전 정권인 아베 총리 관방장관 역임하는 등 아베 정권 승계를 내세운 인물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아베 총리가 오랜 친분을 이어온 만큼 아베 총리 최측근인 스가 장관과의 친분 관계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스가 총리 취임후 한달도 안 돼 신 회장 등과 공식 회동한 것도 그 일환이란 분석이다.

신 회장은 한일 양국에 걸쳐 롯데를 운영하면서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신 회장의 부친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아베 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 가까운 사이였고, 신 회장 장남 유열씨 결혼 피로연에 아베 총리가 참석할 정도였다. 실제 신 회장은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을때도 우리 정부와 아베 총리 사이 가교 역할을 했다.

더욱이 최근 신 회장의 반경은 더 넓어졌다. 신 회장은 올 4월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7월 롯데홀딩스 사장 및 CEO(최고경영자)로도 선임되는 등 한일 경영권을 모두 장악했다.


그간에는 코로나19(COVID-19)로 자가격리를 지키기 위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장기 체류하며 '한일 셔틀 경영'을 이어갔지만 지난 8일부터 한일간 '기업인 특별입국절차'가 시행돼 보다 자유롭게 한일을 오갈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조만간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로 양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보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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