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탈취부터 덤핑까지…국감장에 떨어진 '중소기업의 눈물'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0.10.12 04:20
글자크기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기술탈취 등 억울함을 겪은 중소기업인들의 증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해마다 대중소기업 상생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대기업과 갈등을 겪는 중소기업은 줄지 않는 모습이다.



A사 제품 B사에 주고 제작 맡긴 삼성전자…류호정 "그게 기술탈취"
올해 대기업에 대한 비판의 신호탄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쏘아올렸다. 류 의원은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의 기술탈취 의혹을 제기했다. 류 의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액정에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 기술을 가로채 다른 협력업체에 헐값에 제작을 맡겼다.

류 의원은 "스마트폰 출시부터 액정보호필름을 쉽고 빠르고 완벽하게 부착하는 기술을 A업체가 개발해 특허를 딴 뒤 삼성전자에 납품했다"며 "그런데 삼성이 타 협력업체인 B업체에 줘서 카피해 납품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업체는 삼성전자와 B업체에 특허를 보호하고 대가를 지불해달라고 공문을 보내고 업장을 찾아가 읍소했지만 묵살당했다"며 "매출 전부를 삼성전자에 의존하던 A업체는 지난달 매출 600만원을 기록하면서 폐업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는 "B업체에 A업체의 롤러 등 제품을 제공한 적은 있다"고 일부 시인하면서도 기술탈취는 부인했다. 이에 류 의원은 "말장난 하지 마라. 그게 기술탈취"라고 언성을 높였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에 "착잡하다"고 지적했고 이 상무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철저히 챙겨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대로템, 12개월 개발한 기술을 자기기술로 둔갑"
현대로템이 방산사업체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같은날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선태 썬에어로시스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현대로템이 썬에어로시스에 계약서 작성 없이 12개월 간 기술개발을 시키고 핵심기술을 탈취해 방위사업청에 납품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해당 증언 직후에도 "기술탈취는 중소기업에 피눈물을 나게 하는 부분"이라며 "상생조정위에서 다시 한 번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덤핑판매로 소기업 폐업시킨 하이트진로음료…이정문 "좌절한 대표, 자살기도"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대기업 하이트진로음료의 덤핑판매(부당연매)로 폐업위기에 몰린 중소기업 마메든샘물이 거론됐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5년 하이트진로음료가 마메든샘물 대리점들에 원가의 3분의 1가격을 제시하면서 회유했고 2007년 11개 대리점 중 9개를 영입했다"며 "지방 소기업인 마메든샘물은 폐업위기에 놓였고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는 배신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하이트진로음료에 사업방해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시정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하이트진로음료 비판시위를 이어온 김 대표에는 민형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현재 하이트진료음료는 김 대표와 3건의 형사소송과 2건의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한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는 "(피해자가)추가로 요구하는 것이 뭔지 귀 기울이고 경청하고 의견을 좁혀 서로에 대한 오해나 어려운 부분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