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에 밀려 삼척서 퇴짜 맞은 국산 수소기술, 평택선 통했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안재용 기자 2020.10.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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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기술로 평택 수소생산시설 만든다…원일티엔아이 낙찰

삼척 수소생산시설 입찰과정에서 일본기술에 밀렸던 국산 수소기술이 평택에서 부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기원)이 개발한 수소생산기술을 이전 받은 원일티엔아이가 평택 수소생산시설 낙찰에 성공하면서다. 이를 계기로 국내 수소기업들의 수소생산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관련 업계와 조달청 나라장터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평택 수소생산패키지(개질기, 압축기, 유틸리티) 제작 및 설치 사업자로 원일티엔아이가 선정됐다.

원일티엔아이는 에기원이 200억원대 투자를 거쳐 개발한 수소생산기술을 이전받은 국내 수소생산설비 제작 기업이다. 지난 5~6월 진행된 삼척 수소생산시설 입찰에서는 일본 오사카가스 기술을 앞세운 현대로템에 밀렸으나 평택 수소생산기지에서는 국산 기술 보유기업이 수소생산설비 제작을 맡게 됐다.



입찰 결과 원일티엔아이는 종합평점 100점 가운데 95.8125점을 받았다. 낙찰액은 160억500만원이다. 평가는 기술평가점수 80점에 가격평가점수 20점으로 진행됐다.

기술평가점수는 다시 경영상태와 사업수행능력을 포함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나눠 항목별 점수를 매겼다. 정량평가는 15점 만점, 정성평가는 65점 만점으로 평가됐다. 원일티엔아이는 기술능력평가에서 75.8125점을 받아 75.1250점을 받은 제이엔케이히터를 제쳤다. 입찰가격점수에서도 원일티엔아이는 20점 만점을 받았다. 제이엔케이히터는 19.8635점을 받아 소폭 낮았다.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한국가스공사가 LNG생산기지를 확장하며 평택시에 기부채납한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LNG 냉열사업부지에 건설된다. 내년 9월 완공 예정이다.


평택 수소생산설비에는 지난 5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이전 받은 국산기술인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유닛 국산화 엔지니어링 설계기술에 관한 특허 및 노하우'도 포함됐다. 해당 기술은 고순소 수소생산 유닛 설계 기술로서 수소공급 인프라를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수소버스충전소가 함께 건설돼 수소버스에 액화수소를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중부권 수소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평택시는 올해 수소충전소 3곳을 가동할 계획인데, 해당 수소공급시설에서 수소를 비교적 싼 값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됐다. 평택도시공사는 해당 수소생산기지가 운반비 절감을 통해 1kg 당 5000원까지 수소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평택 수소생산기지에 국산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앞으로도 국내 수소생산설비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삼척 수소생산설비 입찰에서 국내 기업들이 밀린 것은 납품실적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평택 수소생산기지 사례로 안전성 등이 확인되면 이를 불식시킬 수 있어서다.

조달청도 지난달 원일티엔아이의 '시장보급형 천연가스 개질 고순도 수소생산유닛'을 2020년 4차 혁신시제품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이 국산 수소기술 기업의 초기 구매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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