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너지는 여행업계', 오프라인 영업중단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10.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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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영악화에 본사 사무실 철수…여행업 폐업 도미노 우려

 서울 중구 A투어. 사무실이 정리된 채 닫혀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서울 중구 A투어. 사무실이 정리된 채 닫혀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국내 주요 패키지여행사 A투어의 대표번호로 거는 전화는 수십 차례를 시도해도 닿지 않는다. 사무실과 직원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찾은 서울 중구본사는 굳게 잠겨 있었다. 불 꺼진 사무실 내부는 책상이나 의자 등 사무 집기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사무실 문 앞에는 '전면적인 재택근무 및 비대면 온라인상담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공지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반년 넘게 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산업이 벼랑 끝에 몰렸다. '개점휴업'이 지속되며 대형 여행사마저 고사 위기다. 한 때 여행업계 3위였던 A투어는 비용절감을 위해 본사 사무실의 문을 닫고 전 직원 휴직에 들어갔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A투어가 최근 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 대구와 부산, 광주지점 등의 문을 닫고 서울 본사를 축소 이전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아예 오프라인 운영을 완전히 중단한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온라인서비스 운영을 위해 본사 사무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비용절감을 위한 고육책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 여파 최소화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었다. 지난해 132명에 달했던 임직원이 올해 상반기 33명으로 줄었고, 이달 들어선 나머지 인원도 전원 휴직에 돌입했다. 현재 대표와 IT부서 인력만 재택근무하며 온라인 업무를 진행 중이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35억8000만원, 27억2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올해 코로나 여파로 상반기에만 13억4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2분기 매출액은 1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눈물겨운 비용절감으로 판관비를 최소화하며 2분기 적자를 2억원으로 줄인 것이 위안거리다. 현재 랜드사(현지 협력사) 대금 정산도 완료하지 못해 갈등을 빚는 상황이다.
[단독]'무너지는 여행업계', 오프라인 영업중단
지난해 노(NO)재팬에 따른 패키지 여행시장 침체에 이어 올해 들이닥친 코로나19 쓰나미를 견디지 못했다.

이처럼 중견 여행사마저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에 처하면서 여행업계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 여행사는 2만1617개로 지난해와 비교해 600여개 감소했다. 한 분기에 400개 넘는 여행사가 사라진 적은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영세 여행사를 시작으로 대형 여행사까지 폐업이 줄을 이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형 여행사들마저 매 분기 실적쇼크를 겪고 있다. 지난해 2분기 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여행 대장주 하나투어가 올해는 100억원도 채우지 못하며 무너졌고, 롯데관광개발과 세중은 상장사 매출 기준치를 채우지 못하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추정 여행업 피해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단독]'무너지는 여행업계', 오프라인 영업중단
영업활동이 완전히 멈추면서 청산작업에 들어가거나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여행업을 기반으로 하는 모회사 역시 연이은 실적위기에 자금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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