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2조 깜짝실적 보고받고…이재용 '유럽행 비행기' 탄 이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10.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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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7월7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7월7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등 반도체 제조사에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 경영진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출장으로 보인다.



EUV 노광장비는 최첨단 공법인 7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수적인 장비다. 대당 가격이 2000억원을 넘는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에 올라서겠다며 제시한 '비전 2030'을 위해서는 EUV 노광장비 적기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7나노 이하 공정을 진행하는 곳은 삼성전자 외에 파운드리 1위업체인 대만의 TSMC뿐이다.



EUV 노광장비 확보가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퀄컴·IBM 등의 수주를 잇따라 따내면서 TSMC와의 경쟁에 속도가 붙자 이 부회장이 직접 EUV 노광장비 적기 확보를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10대 이상의 EUV 노광장비 확보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0대 가량을 들인 데 이어 평택 반도체 2라인 가동을 위해 추가 장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재계에서는 올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단된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재개된 데도 주목한다. 이 부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은 올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 방문 이후 5개월만이다.


재계 한 인사는 "이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1년의 3분의 1가량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글로벌 현장경영에 힘을 쏟았다"며 "최근 기업인 신속입출국 제도가 마련되면서 중단했던 글로벌 행보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부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재판이 동시에 진행되면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다른 재계 인사는 "재판 재개를 앞두고 이 부회장이 마지막까지 현장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안다"며 "재판 상황에 따라 이 부회장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여파에도 불구하고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넘어서는 깜짝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10조3980억원(와이즈에프엔 집계)을 2조원 가까이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잠정 매출은 66조원으로 분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치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보여 올 들어 제기됐던 외형성장 둔화 우려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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