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트럼프 "멀쩡" 큰소리쳤지만…두 달은 안심 못한다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0.10.0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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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대전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8일 오전 대전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만성적 폐·심장 손상, 무기력증, 후각·미각 상실, 호흡 곤란…

각종 연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으로 꼽히는 대표적 증상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시 별다른 증상을 겪지 않거나 완치된 후 평소처럼 일상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왜 누군가는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감기처럼 지나가는 걸까?

퇴원한 '광화문 3인방'…목소리 쩌렁쩌렁 건강한 모습
왼쪽부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신혜식 유튜브 '신의한수' 대표./사진=머니투데이 DB, 유튜브 캡처왼쪽부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신혜식 유튜브 '신의한수' 대표./사진=머니투데이 DB, 유튜브 캡처


지난 8월15일 광화문 집회 참석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광화문 3인방'은 완치 후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신혜식 유튜브 '신의한수' 대표는 당시 코로나19 치료 병상에서도 유튜브 방송을 강행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완치 후 전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65세인 전 목사는 현재 재수감 상태다. 전 목사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다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보석조건을 어기고 8·15집회에 참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석취소로 지난달 7일 재수감됐다.



전 목사는 재수감 당시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국가로 전환된 거 같다. 대통령의 명령에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저는 감옥으로 갑니다만 반드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현재도 옥중 서신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상태다.

주 대표의 경우 지난 8월 코로나19 치료 당시에도 환자복을 입은 채 우렁찬 목소리로 여러 차례 방송을 진행했다. 주 대표는 지난달 1일 유튜브를 통해 "보시다시피 건강하게 잘 퇴원했다"며 "5~6일 만에 검사를 다시 했는데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런데도 더 있으라니 어쩔 수 없이 있었다. 그래도 잘 쉬고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신 대표도 지난 8월 병상 유튜브 방송을 하며 "소통만 못하게 해 봐라. 자해행위라도 벌이겠다", "입맛에 맞지 않는 밥 먹어야 하고 눈치 봐야 한다" 며 병원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 대표도 건강한 모습으로 현재까지 꾸준하게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상태다.


'조기 퇴원' 트럼프 "상태 아주 좋다"…英 10명 중 9명 무증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국립 군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 블루룸 발코니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AP/뉴시스 사진제공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국립 군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 블루룸 발코니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AP/뉴시스 사진제공
해외 코로나19 확진자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메릴랜드주 월터리드 육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흘 만인 5일 조기 퇴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열과 함께 혈중 산소 포화도 저하 등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각종 처방을 받고 증상이 호전돼 퇴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는 백악관 웨스트윙의 집무실(오벌오피스)로 복귀해 업무를 하고 있는 상태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아주 좋다(great). 지난 24시간 동안 이상 증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86%가 무증상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니버 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지난 4월26일부터 6월27일 사이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실험 참가자(3만6061명)을 조사한 결과, 양성 판정자(115명) 중 99명(86.1%)은 아무런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두어달 뒤 더 아플 수 있다"…코로나 후유증은 아직 수수께끼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이같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가벼운 증상만 보인 채 회복하고, 후유증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부는 극심한 후유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현재 왜 어떤 사람들은 완전히 회복이 가능하고, 어떤 사람들은 장기 후유증에 시달리는지는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코로나19 감염 당시 가벼운 증상을 보였더라도 시간이 지나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투르대학교 병원 연구진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150명의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3분의 2 정도가 병에 걸린 지 60일 후에 후유증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이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처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렸을 때 보다 더 아프거나 오히려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코로나19 후유증이 다양하게 발생하는 만큼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청·장년층에 대해선 경증일 경우 합병증, 치명률이 매우 낮다고 단순히 언급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소아·청소년, 젊은 연령층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건강과 후유증 문제를 장기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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