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년만에 '9000억 잭팟' 올릭스, 어떻게 가능했나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10.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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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기술 RNAi 보유…이동기 성대 교수 설립

이동기 올릭스 대표/사진=올릭스 기업설명서 캡쳐이동기 올릭스 대표/사진=올릭스 기업설명서 캡쳐


9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이오 벤처기업 올릭스 (14,700원 ▲760 +5.45%)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릭스는 2010년 설립 초기부터 첨단 신약 기술인 '리보핵산 간섭(RNAi)'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올릭스가 이번 기술수출을 통해 10년간 쌓은 연구개발(R&D) 역량과 파이프라인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전날 프랑스 안과 전문기업 테아오픈이노베이션과 안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4개를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전임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 2개를 기술수출해 선급금 144억원과 마일스톤 4420억을 받고, 2년 안에 두 개 물질을 추가로 기술수출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4개 후보물질 개발에 모두 성공할 경우 올릭스는 총 9128억원을 받게 된다.



올릭스는 이동기 대표가 개발한 RNAi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2010년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현재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이기도 한 이 대표는 2002년 툴젠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바이오 벤처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고, 2004년 포항공대 조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RNAi 원천기술 개발에 나섰다.

RNAi는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해 병을 치료하는 3세대 신약 기술이다. 암 등의 질병은 DNA가 잘못된 유전정보를 가진 '메신저RNA(mRNA)'로부터 정보를 받고, 이를 기반으로 단백질을 만들면서 생긴다. RNAi는 잘못된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mRNA를 분해해 아예 문제 단백질의 생성을 막는 것이다.

여기에 올릭스는 기존 RNAi의 단점을 보완한 독자적인 기술까지 만들었다. RNAi 치료제의 경우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아닌 엉뚱한 유전자를 공격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올릭스는 특정 유전자에만 치료 물질이 달라붙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처럼 RNAi 치료제는 기존 치료제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약이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릭스가 이번에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중 'OLX301A'의 치료질환인 건성 황반변성, 'OLX301D'의 치료질환인 망막화 섬유화증도 현재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만약 올릭스가 개발에 성공할 경우 OLX301A과 OLX301D는 해당 질환의 첫 번째 신약인 '퍼스트 인 클래스(혁신신약)'이 되는 것이다.

올릭스는 이외에도 RNAi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비대흉터 치료제, 탈모 치료제, 간섬유화 치료제, 항암제 등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올릭스는 오랜 시간 동안 RNAi 치료제 개발을 위해 R&D를 진행한 기업"이라며 "그 결과 이번 기술수출을 통해 회사의 기술성과 신약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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