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트로이카 체제 구축…'뉴롯데' 본격 시동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10.0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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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 사내이사 선임…이 대표 "막중한 책임감,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


롯데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 등 '트로이카 체제'를 갖췄다. 이동우 대표가 롯데지주 (27,850원 ▼300 -1.07%)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되면서 신 회장의 '뉴롯데' 완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동우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황각규 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8월 물러난 이후 후임으로 선임된 이 대표 임기는 2년 5개월로 2023년 3월까지다.

이 대표는 이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을 추진해 주주들에게 지속해서 투자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도 다니기 좋은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주 슬림화, BU체제 강화
14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웨비나(Webinar)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모습 / 사진제공=롯데그룹14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웨비나(Webinar)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모습 / 사진제공=롯데그룹
올 1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타계 이후 롯데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의 올 상반기 실적이 모두 고꾸라지면서 신 회장은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지난 8월 황각규 전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퇴진한 이후 이동우 대표가 황 전 부회장의 역할을 이어받긴 했지만, 예전 만큼의 '2인자 파워'는 사라졌다. 신 회장은 지주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 중심의 BU(사업부) 체제를 확고히 하는데 방점을 뒀다. 최근 연이은 인사로 지주 소속 임직원 수를 약 100여명으로 20% 가량 줄인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황 전 부회장이 맡던 주요 계열사 이사 자리도 이 대표가 아닌 실무 임원에게 넘겼다. 유통분야에선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롯데 유통BU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강 부회장은 올해 한국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와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를 맡았다. 강 부회장은 유통 계열사는 물론 주요 자산을 개발하는 등 전체적인 유통 미래를 그려나가는 책임을 갖게 됐다.

경영 효율화와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조한 신 회장 뜻에 따라 지난달 롯데지주가 갖고 있던 롯데칠성음료 해외사업법인(필리핀 펩시, 롯데주류 일본법인) 지분도 롯데칠성음료에 넘겼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BU의 힘을 키우고, 지주 일부 기능을 조정하면서 각 계열사의 책임과 반경이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한일 셔틀 경영 본격화…인사 시계 빨라질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7일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가운데),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함께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둘러보고 있다.2020.6.27/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 사진제공=뉴스1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7일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가운데),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함께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둘러보고 있다.2020.6.27/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 사진제공=뉴스1
신 회장의 행보는 더 분주해졌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했고, 7월 롯데홀딩스 사장 및 CEO(최고경영자)로도 선임되면서 한일 경영권을 모두 장악했다.

올해 코로나19(COVID-19)로 자가격리를 지키기 위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장기 체류했던 신 회장이 이날부터 한일간 '기업인 특별입국절차'가 시행돼 보다 자유롭게 한일을 오가며 양국 경영을 살필 수 있게 됐다. 실제 지난 8월 말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 회장이 이달 중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12월에 이뤄졌던 롯데 정기 인사는 올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원들의 자체 인사 평가가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내부 긴장감도 높아졌다"며 "이르면 다음달쯤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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