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 3월 코로나19(COVID-19) 폭락장 이후 직접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유명인이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사칭한 '리딩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사설 도박사이트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리 사칭 카카오톡 채널 /사진=김태현 기자
존리 대표만 있는 게 아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사칭 대상이다. 카카오톡에서 증권사 이름으로 검색하면 각 사 애널리스트 사진과 함께 무료 리딩방 채널이 검색된다. 명의도용 신고절차도 복잡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개인 활동을 하려면 본사 대외활동 규정에 맞춰 일일이 신고해야 한다”며 “확인 결과 해당 채널은 사칭으로 폐쇄를 요구했다. 법률 위반 사항인 종목 추천은 개인 활동으로 허가할리 없다”고 설명했다.무료 리딩방 최종 목적지는 'FX마진거래' 사설 도박사이트
애널리스트 사칭 카카오톡 채널 상담 내용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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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칭 리딩방의 최종 목적지는 사설 도박사이트다. 맨처음 상담을 시작하면 나이, 성별, 연락처, 시드머니 등 인적사항을 파악한다. 투자 성향도 확인한다.
이후 기존 고객들의 성공 투자 사례라며 현금다발과 계좌 등을 공개한다. 도박사이트로 이끌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최종 투자 의사를 확인하면 자사 거래소라며 홈페이지 주소를 전달한다. 추천코드를 넣고 가입하면 홈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다.
가입을 위해서는 개인 계좌와 휴대폰 번호 등 개인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홈페이지 계좌로 송금도 해야한다. 그러나 가입을 마치고 들어가면 주식 정보 대신 불법 사설 토토와 FX(외환)마진거래만 있다. 무료 리딩은 사실상 미끼인 셈이다.
사칭을 하지 않았더라도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검색되는 무료 리딩방 역시 대부분 불법 도박사이트와 연결돼 있다. 주식 관련 기사를 긁어오고 목표 주가를 제시하는데 매번 장이 끝날 때마다 사설 도박사이트를 광고한다.카카오 "비즈니스 라이센스 확인 중요"…꼼꼼하게 살펴야그러나 이같은 사칭 계정을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카카오가 직접 나서는 것도 한계가 있다. 카카오톡 채널은 오픈 플랫폼 특성상 메일주소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실제 이들 사칭 계정들은 상담이 끝날 때마다 다른 애널리스트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해 계정을 바꿨다. 카카오에 신고가 접수되는 동안 다른 계정을 만들면 그만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심사를 통해 확인된 사업자와 공공기관에는 비즈니스 라이센스를 부여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채널인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