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LCC 연말 무급휴직 칼바람 몰아치나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0.10.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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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여파로 여객 운항이 급감한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 19 여파로 여객 운항이 급감한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로 경영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연말을 앞두고 대거 무급휴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이 이달로 종료되면서 LCC들이 자체적으로 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 (13,280원 ▼150 -1.12%)는 다음달부터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달까지 무급휴직을 신청했던 직원들은 연말까지 한달이나 두달간 쉬게 된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다음달부터 지급되지 않는데 따른 고육지책인 셈이다.



올해 3월 시작된 고용유지지원금은 당초 6개월이 기한이었지만 항공업계의 경영 환경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추가로 2개월간 연장됐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재연장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는 만큼 올해는 더 이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이 되면 고용유지지원금을 다시 신청할 수 있지만 문제는 항공사들이 올 연말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이나 아시아나항공 (10,530원 ▼280 -2.59%)과 같이 화물영업이 힘든 LCC들은 이미 영업적자 늪에 빠진지 오래다. 이 때문에 진에어뿐 아니라 티웨이항공 (2,615원 ▼70 -2.61%)제주항공 (10,740원 ▼250 -2.27%) 등 다른 LCC들도 무급휴직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무급휴직 규모는 최대가 될 전망이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의 경우 이미 전 직원 240명 중 3분의 2가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보유 중인 항공기 3대 중 1대만 운영하고 있어 최소 필수 인력만 남긴 것이다. 운항하지 않은 항공기에 대해선 조기 반납을 검토 중이다.

LCC들은 일단 경영난에 따른 자금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유상증자 실시 등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의 지원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성공하더라도 한시적인 자금 공급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무급휴직도 사실상 일시적인 방편"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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