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블록딜 미달…가격 매력 부족했나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김영상 기자 2020.10.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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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두산퓨얼셀 연료전지/사진제공=두산퓨얼셀두산퓨얼셀 연료전지/사진제공=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 대주주가 보유 중인 지분 약 20%를 블록딜로 내놨지만 절반 정도의 물량이 매각에 실패했다. 이번 블록딜은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진행돼 다시 매각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6일 두산퓨얼셀은 전날보다 13.18% 급락한 3만7550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중공업은 1.07%, 두산은 1.7% 하락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퓨얼셀 특수관계인 10명은 전날 장후 1092만7270주(지분 19.7%)를 블록딜로 내놨다. 가격 범위는 전날 종가(4만3250원) 대비 13~18% 할인한 3만5465원~3만7628원이었다. 물량이 많다보니 할인율도 큰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9%만 매각에 성공했다. 이달 말에 청약이 시작되는 두산퓨얼셀 유상증자 발행가(3만4200원) 대비 가격 매력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주주들은 이번 지분 매각 대금으로 무상증여를 위한 주식 담보 대출 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박 회장 등 두산그룹 오너 일가 13명은 올해 말에 두산퓨얼셀 1276만3557주(23%)를 두산중공업에 증여할 계획이다.

이는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다. 증여가 완료되면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는 두산에서 두산중공업으로 변경된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으로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 339%에서 240%로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분 일부가 매각에 실패하면서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찾아야 한다. 두산퓨얼셀도 이달에 342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라 지원 여력이 없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10월 두산에서 인적분할된 회사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1위 업체며, 신재생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해 올해 그린뉴딜주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다만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190배에 육박해 고평가 논란도 나온다.

증시전문가들은 두산중공업 지분 증여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두산퓨얼셀 측은 "이번 블록딜 자금만으로도 주식담보대출 상환에는 무리가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연말 전까지 다시 한번 블록딜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두산퓨얼셀의 유상증자 결과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두산솔루스처럼 경영권을 포함해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두산퓨얼셀과 함께 두산에서 인적분할된 회사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매각이 불가피할 경우, 두산솔루스와 같이 경영권 포함 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두산솔루스는 매각 당시 특수관계인 지분이 52.93%였고, 매각가는 약 70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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