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기적 지정대상 회사가 먼저 직권지정 대상이 될 경우 주기적 지정후보군에서 제외된다. 이번 주기적 대상회사들 중 직권지정 회사들이 많아질수록 다음연도 자산규모 상위권 회사들이 올해 지정되는 것이다.
◇재무기준 '중복' 지정사유 삭제지난 2018년 11월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회사에 대한 감사인 직권지정 제도가 도입됐다. 직권지정은 금융당국의 감리결과 외부감사인 지정조치, 관리종목 등 투자자보호를 위해 외부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이같이 법률에서 정한 지정사유에 해당하는 회사가 기존 시행령상 지정사유에 해당하는 회사가 상당부분 중복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기존 시행령엔 상장회사로 직전연도 △부채비율 200% 초과 그리고 △업종평균 부채비율의 1.5배 초과 그리고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경우 직권지정 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당국은 시행령상 재무기준 사유를 삭제해 기업부담을 일부 완화키로 결정했다.
◇올해 주기적지정부터 시행되는 개정안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회계법인은 지난 8월31일까지 소속 회계사수 등 지정을 위한 기본적인 자료제출을 완료하고 △10월14일 예비통보 △11월12일 본통보 순으로 주기적 지정절차가 진행된다.
주기적 지정제는 민간기업이 외부감사인을 6년간 자율선임하면 이후 3년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다.
당초 2020년 지정대상 상장사는 459사였지만 업계 혼란을 막기 위해 매년 220사(社)로 분산지정키로 했다. 지난해 지정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자산규모 상위권 220사를 제외한 나머지 220개사가 올해 지정된다.
앞서 지난해 수십조원 규모의 대형상장사 지정이 완료되면서 올해 나머지 대상회사들의 자산규모는 평균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지정대상 중 잠정 1순위는 삼천당제약으로 2018년말 별도기준 자산규모는 1816억원이다. 이어 △SK바이오랜드(1812억) △우신시스템(1765억) △태양(1747억) 순이다.
지난해 주기적지정 1~2순위였던 삼성생명(262조), 삼성전자(220조)와 큰 차이를 보인다.
◇혹시나는 역시나…"내년을 기다린다"지난해에 비해 주기적지정 장이 크게 싱거워지면서 빅4(삼일·삼정·안진·한영) 등 대형회계법인들은 내년을 바라본다. 올해 직권지정 규모가 늘어날 경우 내년도 대형상장사 주기적지정 감사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불발되면서다.
내년도 잠정 주기적 지정회사들을 살펴보면 자산규모 수십조원 이상의 회사들이 줄을 잇는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2019년 기준 자산규모 47조6011억원으로 1순위로 추정되며 △삼성증권(41조2277억) △기아차(38조8985억) △삼성물산(36조5618억) 등이 뒤를 잇는다.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는 "올해 지정회사들은 자산규모가 작다보니 빅4로 올 가능성이 낮다. 빅4에 지정이 되도 중견·중소형 법인으로 하향지정을 요청할 확률이 높다"며 "내년엔 감사보수가 높은 대형제조사와 금융사들이 이 많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