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산업 R&D 투자 걸음마 수준…"글로벌 기업의 ⅓ 불과"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10.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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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산업 R&D 투자 걸음마 수준…"글로벌 기업의 ⅓ 불과"


헬스케어, ICT 서비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해 국내외 R&D투자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제약·바이오·생명과학, 헬스케어, IT서비스·소프트웨어, 인터넷·전자상거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통신서비스 등 6대 신산업 분야에 속한 국내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4.1%)이 글로벌 기업(12.0%)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특히 IT서비스·소프트웨어(1.3%), 인터넷·전자상거래(1.2%) 기업의 R&D 투자 비중이 1% 수준에 불과해 10% 수준인 글로벌 기업(IT서비스·소프트웨어 12.5%, 인터넷·전자상거래 11.6%)과 큰 격차를 보였다.

국내 기업의 신산업 R&D 투자 규모는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분야 R&D 투자 국내 1위인 한미약품의 투자액은 1억7000만달러로 세계 1위 기업인 로슈(131억9000만달러)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IT서비스 분야 국내 1위인 삼성SDS(6000만달러)는 세계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180억달러) 투자금액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신산업 R&D 투자 걸음마 수준…"글로벌 기업의 ⅓ 불과"
한경연은 글로벌 500대 기업의 6대 신산업 평균 R&D 투자규모가 기업당 24억7000만달러로 국내 500대 기업 평균 2500만달러의 100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6대 신산업 분야별 글로벌 R&D투자 100대 기업에 속하는 국내 기업은 총 13개사에 불과했다. 6대 신산업 가운데 제약·바이오·생명과학, 헬스케어, IT서비스·소프트웨어 등 3개 분야에서는 100대 기업 중 국내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국내 신산업 R&D 투자는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 전통산업에도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00대 기업의 전체 R&D 투자에서 6대 신산업 R&D 비중은 8.0%에 그친 반면, 글로벌 500대 기업의 신산업 R&D투자 비중은 전체의 41.0%로 조사됐다.

주요국별로 R&D 투자 500대 기업을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은 6대 신산업 R&D 투자 비중이 60.9%로 전통산업의 1.5배에 달했다. 일본과 중국의 경우도 6대 신산업 R&D 투자가 500대 기업 전체의 각 21.8%, 19.1%를 차지해 한국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은 반도체 등 IT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지만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업 비중이 큰 신산업 분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확대 등 기업의 R&D 투자환경을 개선해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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