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주가 체크하는 그룹 계열사는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10.06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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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 주가마라톤]삼성株, 하락장 방어율 1위 기록했지만…수익률 황소걸음 아쉬워

편집자주 그룹사 주가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과거와 현재를 반영하는 기업가치 뿐 아니라 미래 청사진과 총수를 포함한 경영진과 직원의 역량, 소비자 평가도 반영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 산업구조와 업황변화, 해외여건 같은 다양한 외적 변수가 망라된다.

기업의 주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주가를 보면 기업의 미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수많은 시각과 평가가 결국 주가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 증시는 한국경제의 축이 되는 주요 그룹사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공황 공포가 극대화됐던 상반기와 하반기 주가 흐름을 비교해보면 기업별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올해 1월초 509조1080억원으로 출발해 3월19일 382조5955억원을 기록한 뒤 9월25일 543조6291억원(종가기준)으로 증가했다.

주가 측면에서 삼성그룹의 특징은 명확하다. 폭락장 방어율은 5대 그룹사 가운데 가장 양호한 반면, 반등장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회장님이 주가 체크하는 그룹 계열사는


연초 대비 연저점(3월19일) 주가하락률을 보면 삼성은 25%를 기록했고 △LG (77,900원 ▼1,200 -1.52%) 29% △SK (161,300원 ▼700 -0.43%) 36% △현대차 (250,000원 ▼2,500 -0.99%) 47% △롯데 48% 등의 순이었다. 반면 저점 대비 상승률(9월25일)은 현대차가 103%로 가장 높았고 △LG 85% △롯데 51% △SK 45% △삼성 42% 등이 뒤따랐다.

삼성그룹은 성장 속도에 대한 기대치는 다소 낮아졌으나 안정성과 견실함 측면에선 그룹사 가운데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영역이 넓은 만큼 계열사별로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도 있었다.

절대 수익률로 보면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같은 초대형주 비중이 높은 삼성의 특성상 나쁘지 않은 수치라 할 수 있으나, 시장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시장흐름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3월19일 1457.64로 바닥을 친 후 9월25일 2278.79로 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9%나 올랐다. 동학 개미들이 급락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것은 삼성그룹, 그리고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였다.

회장님이 주가 체크하는 그룹 계열사는
이번 반등장에서 삼성그룹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르게 분포돼 특정 분야 쏠림이 적었다. LG그룹과 SK그룹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난 건 2차전지와 바이오 사업부문 영향이 컸다.

LG화학 (373,000원 ▼8,500 -2.23%)SKC (108,400원 ▼4,700 -4.16%), SK이노베이션 (107,500원 ▼2,500 -2.27%)은 그룹 전체 시가총액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SK에는 SK바이오팜 (83,300원 ▼1,700 -2.00%)SK케미칼 (57,500원 ▼600 -1.03%) 등 제약, 바이오의 폭발적인 주가상승이 있기도 했다.

삼성 역시 삼성SDI (413,500원 ▼8,500 -2.01%)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의 저점 대비 주가상승률이 각각 125%, 84%에 달했으나 이들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시총비중이 13%에 불과해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상승률이 50% 이상이었던 계열사는 삼성전기 (144,500원 ▼3,500 -2.36%), 삼성중공업 (9,470원 ▼170 -1.76%), 제일기획 (18,720원 ▲50 +0.27%), 삼성생명 (86,400원 ▲1,000 +1.17%) 등이었다.

반면 그룹 시총의 6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이번 상승장에서 상승률(저점대비)이 35%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그룹 수익률이 황소걸음에 그친 이유다. 이 밖에 △에스원 3% △호텔신라 16% △삼성카드 17% △삼성증권 20% △삼성에스디에스 20% 등도 상승률이 낮았던 계열사들이다.

삼성전자 주가둔화의 배경은 복합적인데 우선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D램 반도체 수요가 줄고, 그에 따라 가격과 영업이익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주가 흐름이 다소 더뎠던 것은 수급적인 측면도 있다"며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선물옵션 거래와 연결되다 보니 매물이 집중되는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연말 성적을 기준으로 5대 그룹 주가 레이스를 평가한다면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실적이 올해 우려했던 것처럼 나쁘지 않았고 내년에는 개선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주가가 선행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는 2분기와 3분기에 주도업종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이들의 실적은 내년에 좋아지는 반면, 주가 상승이 본격화하지 않았는데 연말을 앞두고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디램과 낸드 모두 올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중분쟁으로 인해 화웨이의 물량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미디어텍 협력 및 컬컴 특허합의를 고려할 때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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