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발목잡힌 이케아 "5호점 건설 잠정연기"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0.10.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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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문을 연 부산 기장군 이케아 동부산점 자료사진./사진=뉴스1올해 2월 문을 연 부산 기장군 이케아 동부산점 자료사진./사진=뉴스1


글로벌 종합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국내 5번째 매장건설이 코로나19(COVID-19)에 발목을 잡혔다.

5일 충청남도 계룡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케아는 "(계룡점에 대한) 투자승인 최종 결정이 잠정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지면적 9만7391㎡(3만평) 규모 매장건설을 추진해왔다.

이케아는 한국진출 2년 뒤인 2016년 10월 LH와 60만5396㎡(18만3100평) 규모 미니 신도시급 도시개발사업인 계룡대실지구 내 유통시설용지를 분양받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업무협약(MOU)도 진행했었다.



하지만 투자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던 이케아 스웨덴 본사는 코로나19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최종결정을 미뤘다. 계룡시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토지계약매매 만료를 앞두고 대외적 요인으로 투자 결정이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계룡점 개발 예정부지 인근 공급은 이미 마무리됐다. 계룡시에 따르면 이케아가 들어설 예정인 계룡대실지구 내 유통시설용지 인근 아파트 부지 5곳 중 4곳은 분양을 완료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사업취소가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 계룡시 관계자는 "잠정연기이며 취소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케아 관계자도 "현재 논의가 진행중인 사인"이라며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구업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케아의 사업방향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닌지 예의 주시하는 눈치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이케아는 대규모 지역거점 매장을 중심의 사업모델로 소위 '가구공룡'으로 불리며 업계 트렌드를 변화시켰다.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은 경기 기흥시 내 이케아 매장(3호점) 맞은편에 '리빙파워센터'를 열었다. 한샘은 5000㎡(1500평) 규모 '디자인파크 기흥점', 현대리바트도 3636㎡(1천100평) 규모 '리바트스타일샵 기흥 전시장' 등을 마련했다.


이케아는 올해 서울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와 천호점에 중형매장인 '플래닝 스튜디오'를 개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코로나19로 고객 접점이 가까운 중·소형을 중심으로 방향을 바꾼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을 빗겨갔던 이케아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이케아는 2020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국내 매출이 66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 악화를 대비해 대규모 사업을 최대한 축소 시키고 비용을 줄이는 등 선제 조치에 나서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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