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부 기자 photo@
중·고교 동문과 허심탄회 교류…최태원·정의선 호형호제이 부회장의 인맥은 크게 학창 시절 동문 그룹, 해외 유학 시절 사귄 유학파 그룹, 재벌 2~4세 그룹, 국내외 정·재계 인사 그룹 등으로 구분된다.
범삼성가에서는 조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경복고 동갑내기 동창이다. 사촌형인 이재현 CJ 회장은 경복고 8년 선배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이승현 디자인기자 / 사진=이승현 디자인기자
재벌 2~4세 그룹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수석부회장 등과 호형호제하는 절친이다. 최태원 회장과의 깊은 관계를 드러낸 짤막한 일화도 있다. 2017년 국정농단 재판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이 2016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최 회장과의 잦은 통화를 한 이유를 캐묻자 이 부회장은 "당시 최 회장이 가족 문제가 있어서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2015년 말 혼외자를 공개한 뒤 현재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4년 한화그룹과의 주요 화학 계열사 빅딜 당시에는 재계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의 하버드대 인연이 막후 조정에 한몫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부시 대통령·시진핑 주석과 별도 면담…"민간 외교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5월22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부시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첫 해외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 1996년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텍사스 주지사가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 이 부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골프 회동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정치국 상무위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이사로 활동하면서 시 주석이 2014년 방한했을 때 이 부회장과 따로 만남을 가질 정도로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2월1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 정보기술(IT) 미래사업 분야에서의 한국과 UAE 기업 간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SNS 갈무리
이 부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실권자로 잘 알려진 모하메드 빈 자예드 나흐얀 왕세제와도 지난해 2월에만 두 차례 만났다.
손정의 방한 때마다 회동…구글·테슬라와도 교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9년 7월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일본 IT업계의 거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인연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손 회장이 지난해 7월 방한했을 때 정의선 현대기아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당시 전무 등과의 자리를 마련했다. 손 회장의 요청으로 이 부회장이 30~50대 젊은 오너 기업인들을 소개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1990년대 말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할 당시 손 회장과 인연을 맺은 뒤 20년 넘게 허심탄회하게 현안을 논의하는 사이다.
마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이 2012년 3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재계에서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일본 이동통신 2위 업체인 KDDI의 5G(5세대) 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됐을 때 이 부회장이 그동안 공들였던 일본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2019 일본 럭비월드컵'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가문 대 가문으로 스웨덴 최대 기업 발렌베리그룹 오너가와의 인연도 오래 유지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마르쿠스 발렌베리 발렌베리그룹 회장이 방한했을 때 만나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2003년 스웨덴 출장 당시 발렌베리가를 찾아 고(故) 페테르 발렌베리 이사장(마르크수 회장의 삼촌) 등과 만나 경영시스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