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인방' 실적 개선세 빨라진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10.0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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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382,000원 ▲10,000 +2.69%)을 시작으로 올해 2분기 의미있는 실적을 낸 국내 배터리(2차전지) 업계의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SDI는 내년 중 전기차 배터리 사업 단독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걸었고,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외형을 빠르게 키워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물적분할' 앞둔 LG화학…전지사업 실적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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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대비 10.4% 증가한 8조109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5.1% 증가한 7041억원이다.



현재까지 LG화학의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석유화학(47.8%)이지만 전지 사업 비중도 점차 커져 올해 2분기 40.7%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 상향세는 본업인 화학과 신성장사업 배터리에서 모두 호조를 보인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PVC(폴리염화비닐)의 평균가 강세와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의 꾸준한 가격 상승세로 2분기의 호실적 분위기를 이어갔다"며 "2차전지도 전분기의 양호환 시황을 이어나갔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자동차 배터리가 포함된 전지 부문에서 매출액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ESS(에너지저장장치) 호조, 자동차 전지 유럽향 출하량 확대 등이 기대돼 또 다시 기록을 경신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SDI 깜짝실적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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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421,000원 ▲14,000 +3.44%)의 올해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대비 14.3% 증가한 2조933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1.2% 늘어난 2012억원이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2조5586억원, 영업이익 103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돈 성적표를 내놨었다.

호실적보다 더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회사 측이 직접 컨퍼런스콜에서 내세운 "내년(2021년)에 전기차 2차전지 사업을 단독으로 흑자전환 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삼성SDI 매출액은 '전지'와 '전자재료'(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2개 부문으로 나눠서 발표한다. 전지는 다시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전기차 배터리 같은 '중대형' 부문과 전동공구, 스마트폰용 같은 '소형'으로 나뉜다.

3분기 전지와 전자재료 모두 고르게 성장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키 코로나19로 좋지 않았던 원형전지 수요가 회복했고 자동차 전지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28% 증가, 영업적자폭이 크게 감소했다"며 "TV 수요 호조로 편광필름 수요도 급증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도 외형성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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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109,800원 ▲1,400 +1.29%)의 3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동기대비 24.0% 감소한 9조3988억원, 영업이익은 60.8% 내린 1295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로 돌아선다는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매출은 정유 부문이 압도적이다. 올 2분기 전체 매출(7조1996억원)에서 정유가 차지한 비중은 62.7%(4조5177억원)였다. 전기차 배터리가 포함된 기타사업 부문 매출액 비중은 6.2%에 불과하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정제마진에 따라 좌우된다는 얘기다. 올 초부터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COVID-19) 탓에 석유수요의 회복은 살아나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정제마진 회복도 더디다. 상반기에 적자를 낸 이유다.

이런 매출 구조 탓에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경쟁사들과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미국과 헝가리 등에서 공격적인 배터리 공장 증설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는 2022~2023년 중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배터리 사업의 외형(매출) 성장 측면에선 의미있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단 판단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2888억원이던 배터리사업 매출액은 올해 4분기 7000억원 내외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상반기 상업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1공장, 중국 창저우 공장의 유효 가동률이 80% 내외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생산능력 관련 2020년 27GW(기가와트)에서 2023년 84GW까지 증설 계획이 예정돼 있다"며 "증설물량 대부분이 수주를 받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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