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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먹으러 왔는데…" 취식금지 텅 빈 휴게소, 화장실에선 열 체크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09.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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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식당가에서 포장 메뉴를 기다리는 방문객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식당가에서 포장 메뉴를 기다리는 방문객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


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식당가에 테이블을 치워둔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식당가에 테이블을 치워둔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


"전 매장 테이크아웃 제품만 판매합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한 30일 오후 1시. 경기도 용인시 기흥휴게소(부산방향) 매장 안은 점심시간이 무색하게 텅 빈 모습이었다. 매장 내 테이블과 의자는 뒤집혀진 채 매장 구석에 쌓여있고 주변은 테이프로 둘러 놓은 상태였다.

앉을 자리 하나 없는 매장에는 편의점에서 음료와 간식을 사가거나 포장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방문객만 간간히 오갔다. 한산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방문객 중에는 차 안에서 포장한 음식을 먹은 뒤 다시 귀성길에 오르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코로나19(COVID-19) 감염 예방을 위해 명절 기간(9월30일~10월4일) 휴게소 실내매장 내 취식 행위를 금지하고 포장만 허용했다. 휴게소 여건에 따라 입·출구를 구분해 운영하고, 실내 매장과 화장실 등에 전담 안내요원을 배치해 발열 체크를 진행한다. 가상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출입이 확인되는 '간편 전화 체크인' 시스템도 도입했다.

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출입명부 작성을 위해 대기하는 방문객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출입명부 작성을 위해 대기하는 방문객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
이날 기흥휴게소도 매장 입구마다 직원이 체온 체크를 하고 QR체크인이나 출입명부 작성을 안내했다. 직원들 옷에는 '매장 내 대화금지' ,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 매장 바닥에 붙은 대기줄 표시선에는 '1m 앞사람과 거리두기' 안내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휴게소 식당가는 우동, 라면 등 국물이 포함된 음식을 파는 매장 운영을 아예 중단했다. 대신 포장이 용이한 도시락, 덮밥, 김밥 메뉴를 판매했다. 닫힌 매장을 보고 발길을 돌리던 김모씨(52)는 "간단히 우동을 먹고 가려고 들렀는데 매장이 안 열어서 편의점이나 들렀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텅 빈 식당가에 서서 포장 음식을 기다리던 방문객 신모씨(29)는 "추석에 고향집에 내려가기 위해 9월 한 달 동안 외출을 더 자제하면서 조심했다"며 "휴게소에 사람이 많았으면 매장에 들어오기 더 꺼려졌을텐데 매장 취식을 금지하니 사람이 적은 편이라 오히려 안심된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식사를 하거나 벤치에서 식사를 하는 방문객들.(위) 기흥휴게소에서 포장한 전주비빔밥. /사진=이영민 기자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식사를 하거나 벤치에서 식사를 하는 방문객들.(위) 기흥휴게소에서 포장한 전주비빔밥. /사진=이영민 기자
휴게소 방문객 중에는 고향길 대신 여행길에 오른 여행객도 있었다. 주차장 사이 벤치에서 친구들과 포장 음식을 먹던 서모씨(31)는 "점심을 먹으려고 들렀는데 매장 내 테이블을 다 치워놔서 당황했다"며 "추석에 고향집에 안 내려가기로 해서 친구들과 군산으로 여행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휴게소 입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오늘 매장에 방문한 손님이 30명이 조금 넘는다. 평소 주말보다 더 적은 수준"이라며 "원래 명절 전에는 직원을 늘리는데 이번 추석에는 평소처럼 근무하는 데도 아무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휴게소 운영 업체들은 이미 매출이 감소한 상태에서 추석 대목 특수를 누릴 수 없게 돼 추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195개 휴게소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6781억원)대비 23% 줄어든 5222억원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추석 연휴 고향을 찾는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약 30% 정도 줄어든 2759만명으로 전망했다.

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식당가는 일부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사진=이영민 기자30일 오후 1시쯤 기흥휴게소 식당가는 일부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사진=이영민 기자

휴게소들은 비용 감소를 위해 일부 매장 운영을 축소하거나 도시락 메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저마다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강릉휴게소(양방향)는 식당가 메뉴 포장 판매는 하지 않고 휴게 음식점에서 파는 핫바·통감자·김밥 등 간단한 메뉴만 제공한다.

전국 19개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는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전문식당가에서 제공하던 메뉴 중 차내 취식이 용이한 메뉴를 선별해 도시락 메뉴로 재구성해 판매한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차내 취식이 편한 위생적인 포장메뉴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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