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 넘은 공모주 활황, 새주역들 시즌2 더 뜨겁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도윤 기자, 김소연 기자 2020.09.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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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IPO시장 대해부] < 1 >

코로나 불황 넘은 공모주 활황, 새주역들 시즌2 더 뜨겁다


“공모주 시장은 이제 한 풀 꺾였다” vs “대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 공모주 투자자들의 대박 사례가 나온 후 IPO(기업 공개)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시중 유동성도 몰려들었다. 하지만 최근 신규상장 종목이 상장 첫 날 된서리를 맞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



9월 신규상장 종목 9개(스팩 제외) 중 절반 이상인 5개가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일부 종목들은 이달들어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전후해 공모절차 자체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모주 시장의 활황세가 석달여 만에 꺾인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온다.

그럼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대세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대어급 종목들이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듯 내년 내년에도 시장을 달아오르게 할 종목들이 줄이어 상장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내년 상장할 것으로 보이는 대어급 종목만 해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그리고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이 분사돼 신설될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 등 5개에 이른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듯 대어급 종목의 잇따른 출현은 내년 IPO시장의 군불을 떼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현재 예상대로라면 2017년 이후 4년만에 가장 큰 장(場)이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종목의 수는 59개로 공모규모는 3조611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초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앞두고 있는 빅히트의 공모규모(9626억원)을 더하면 곧 지난해 전체 공모실적(3조9749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 상장이 예정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규모만 10조원을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등을 더하면 한국 증시 사상 역대 최대의 장이 들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허황된 전망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일단 시장 상황은 신규상장을 준비하는 종목들에 우호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2936만여개이던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9월28일 기준으로 3367만여개로 431만개가 늘었다. 1명의 투자자가 여러 개의 계좌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분명하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4일 63조2582억원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55조원대를 유지중이다.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 역시 지난 24일 기준으로 62조7974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우량 종목이 출현할 때 이들 자금이 든든한 매수기반이 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공모주 시장의 온기가 모든 신규상장 종목에 고르게 퍼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올해 6월 엘이티, SK바이오팜에서 시작된 공모주 시장 열풍이 9월 카카오게임즈의 ‘따상상’(공모가 2배 시초가에 상장 후 이틀간 상한가) 이후 조정되며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게 좋은 예다.

이 때문에 공모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아닌 선별적 접근 태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사면 무조건 오르는 장세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김중곤 NH투자증권 상무는 “내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종목들이 많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도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이라며 “유망한 종목에만 집중해서 청약을 하는 데만도 상당한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수 스틱벤처스 전무도 “절대적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큰 업체는 계속 잘 나가겠지만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업체의 경우 시장 자금수급 상황에 따라 주목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 해 중에서도 시간이 지나 4분기에 상장하기 위해 공모에 나서는 곳들은 수급 영향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 김도윤 기자 justice@, 김소연 기자 nicksy@

내년 IPO는 3가지…바이오+언택트+소부장

내년 IPO(기업공개) 시장을 주도할 종목들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약 바이오 종목 △언택트(UNTACT) 관련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테마주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내년에도 코로나 19(COVID-19)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코로나 불황 넘은 공모주 활황, 새주역들 시즌2 더 뜨겁다
◇대세는 코로나19 수혜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IPO시장을 주도할 업종으로 코로나19(COVID-19) 수혜주를 가장 먼저 꼽았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만큼, 관련 기대감은 여전히 높고 제약바이오 상장도 줄을 이을 것으로 봤다.

신승수 스틱벤처스 전무는 "기본적으로 바이오 신약이나 의료기기 업체들은 시기의 문제긴 하지만 계속 상장을 시도하고 있어 내년에도 많은 기업들이 기술성 특례 등을 통해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 CIO(최고투자책임자)도 "내년이 돼도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헬스케어 중 바이오업종은 여전히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이 기술성 특례상장 기업들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만, 워낙 상장하려는 수요가 많은 만큼 여전히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희소성 있는 아이템·AI 기술 관련주도 인기 예상
코로나19 속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언택트 업종 역시 내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양한 언택트 수혜주 중에서도 전문가들이 1순위로 꼽은 테마는 AI(인공지능)이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언택트 수혜주여도 서비스든, 소부장업체든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기업들이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언택트 문화 속 온라인 교육을 받더라도 아이들이 효율적으로 학습하는지 체크하려면 AI가 필요하기 때문에 AI 기술이 접목된 곳이나 AI 칩을 만드는 회사가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종목들은 VC(벤처캐피탈)들이 2~3년 전부터 투자해왔기 때문에 엑시트 시점과도 적절히 맞물린다. 최신호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VC가 통상 2~3년 후 엑시트하기 때문에 2~3년전 어떤 업종 투자를 많이 했는지 보면 내년 어떤 기업들이 상장할지 알수 있다"며 "내년 코로나19 수혜업종 중에서도 바이오, AI가 IPO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장 임박 기업 중에서는 AI 교육주인 뤼이드가 유망종목으로 꼽혔다. 뤼이드는 2018년 한투파가 투자했던 기업이다. 신 전무는 "내년에도 성장성 특례 등을 통해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을 텐데 아이템이 차별화된 곳들이 인기가 많을 것"이라며 "코로나 여파로 인해 AI 기반의 영상면접분석 솔루션 업체나 모바일 커머스,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소부장 기업이나 뉴딜 관련주도 내년 IPO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형준 KB인베스트먼트 상무는 "내년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중 정부가 밀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이나 뉴딜 관련주는 인기가 좋을 것"이라며 "다만 2차 전지는 올해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내년에는 코로나19로 실제 매출이 늘어난 게임이나 콘텐츠 관련주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 황국상 기자 gshwang@, 김도윤 기자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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