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끝나도 한숨만…정유업계 실적회복 언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09.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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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정유업계의 추석 연휴가 어느 업종보다 무거울 전망이다. 사상 최대규모 적자을 낸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경고등이 여전히 불을 밝혔기 때문이다.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도 좀처럼 나아질 조짐이 없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에쓰오일 (76,800원 ▲1,400 +1.86%)의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각각 1294억원 ,2004억원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에 각각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 범위 내에서 실적이 나오게 되면 정유업계는 일단 상반기 '최악' 수준에서는 벗어난다. 정유 4개사는 지난 상반기 총 5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정기보수로 가동률을 일부 조정하는 등 긴급대응에 나섰다.

정유업계에서는 특히 이 수준의 실적 회복은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수요확대 등으로 확실한 실적 반등도 조심스레 예상했다"며 "하지만 예상과 달리 코로나19(COVID-19) 영향이 이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유업계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영 신통치 않다. 9월 넷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0.5달러를 기록하며 플러스 마진을 냈지만 그동안 지속적으로 1달러에서 -1달러 사이를 횡보하며 확실히 반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통상 정제마진은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통한다. 사실 업계는 하반기 휴가철 성수기를 통한 석유 수요 회복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그나마 지난 2분기 급락했던 국제원유 가격 때문에 3분기 재고 관련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유일한 위안이다. 배럴당 30달러 수준이던 원유 가격은 현재 4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일부 정유업체는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A정유사 관계자는 "확실히 흑자를 낼 것이라고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적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결국 코로나19 추세가 꺾이기 전까지 정유업계는 추석 이후에도 확실한 실적 반등이 어렵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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