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수수료 30%' 강제 구글 "싫으면 다른 앱마켓 써라"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9.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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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 사진제공=외부구글플레이 / 사진제공=외부


"안드로이드에서 꼭 구글 플레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한국 소비자라면 원스토어나 삼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선(先)탑재된 갤럭시 스토어를 써도 되지 않느냐."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게임·앱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29일 이날 오전 구글 화상회의 시스템 '미트'로 한국 언론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구글은 이날 구글플레이의 인앱 결제(In-App purchase·앱 내 구매) 의무화 방안을 밝혔다. 코치카 총괄의 말의 행간에 구글플레이 방침에 불만이 있는 개발자(앱·콘텐츠 판매자)나 소비자는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라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글플레이 인앱 결제 정책에는 인앱 결제 매출 30%를 앱·콘텐츠 개발사가 플랫폼 이용 수수료로 구글에 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시장에서는 이에 일종의 '콘텐츠앱 통행세'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존에는 게임 앱에만 인앱 결제와 수수료가 의무화 돼 있어서 게임 장르가 아닌 앱 개발사들은 웹을 통한 결제 등 우회 방안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 등도 앱 대신 웹을 통해 우회 결제하도록 해왔다.

다만 코치카 총괄은 "이제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인앱 구매가 있다면 반드시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통해 결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기존 구글플레이 이용 개발자는 내년 9월30일까지 유예 기간을 준다는 방침이다. 구글플레이에 신규 진입하는 개발자는 내년 1월20일부터 정책이 적용된다. 구글은 다만 마켓컬리나 쿠팡, 카카오T 등 앱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인앱결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글은 다만 게임 외에 웹툰,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나 구독형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구글플레이를 이용해 판매가 이뤄지면 구글 결제 시스템 이용을 의무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려면 구글플레이와 작별하라는 얘기다.

코치카 총괄은 "안드로이드는 개방성을 중시해 왔다. 사용자뿐 아니라 개발자에게도 (앱마켓을 선택할) 자유를 드린다"며 "다른 앱마켓을 이용해서 구글 플레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치카 총괄은 이날 밝힌 구글플레이 인앱 결제 의무화에 대해 "기존 정책을 더 명확히 하는(clarify)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플레이는 인앱 결제에 대해 항상 구글플레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쓰게 해 왔다"며 "한국 고객사의 98%는 저희 정책을 따르고 있고 인앱 결제가 의무화돼도 영향 받는 고객사는 2% 이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이용 수수료 30%에 대해 정당화했다. 코치카 총괄은 "수수료로 안드로이드와 여러 개발 툴을 구축하는 데 재투자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생태계 지속 가능성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치카 총괄은 네이버·카카오 등 한국 유수 콘텐츠 기업도 구글플레이를 통해 해외 진출해 해외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코치카 총괄은 "카카오의 피코마는 일본에서 수년간 매출 성장을 이뤄 상위 10대 앱에도 등재돼 있고 라인 망가도 일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별도로 일본의 규제 요건을 맞추기 위해 복잡한 결제 시스템을 자체 구축할 필요 없이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으로 안전한 환경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치카 총괄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저희 글로벌 결제 시스템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스트리밍 플랫폼 왓챠는 일본 시장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글은 매출액의 30%라는 수수료 규모가 영세 개발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돼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했다. 구글은 이날 한국의 영세 개발사를 육성하기 위해 1억 달러(한화 약 1150억원)을 투자한다는 'K-reate(크리에이트)'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민경환 구글 안드로이드 앱 개발 총괄은 "1억 달러 상당의 프로그램으로 영세 사업자들이 구글플레이와 사업 성장을 이루고 매출 성장을 꾀하도록 컨설팅과 트레이닝, 마케팅 등을 돕겠다"며 "한국 이용자들의 디지털 콘텐츠 구매 장벽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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