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부아르 요새 앞에서 방문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경화 통신원 제공) © 뉴스1
1984년 프랑스 문화부에서 처음 제정했는데, 이제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50개국에서 이날 비슷한 행사를 진행한다. 프랑스 전국 각지에서 일년에 딱 한 번 주말동안 평소 구경할 수 없었던 문화 유적지들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데, 올해도 이 행사는 문화유산에 열광하는 프랑스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이 행사 준비를 위해 모인 민간인, 지방공공단체, 비영리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이들은 유명한 박물관에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문화 유산들까지 자랑스워한다. 이들이 이렇게 모인 이유도 이 행사를 통해 이와 같은 문화 유산의 가치를 지역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중 그르노블 시 외곽에 있는 콤부아르 요새(Fort de Comboire)가 지난 달 훼손된 문화유산을 복원해주는 '문화유산 복권(Loto du patrimoine)'에 선정되면서 더욱 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2018년 프랑스 정부는 복권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들을 복원하는 예산으로 사용하기 위해 문화유산 복권을 도입했다.
콤부아르 요새 입구 모습 (정경화 통신원 제공) © 뉴스1
하지만 2013년부터 ‘콤부아르 요새’를 돕는 비영리단체(Les amis du fort de Comboire)가 생기면서 요새에 큰 변화가 생겼다.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해 이 단체에 스스로 가입한 회원들이 꾸준히 관리와 안내 가이드·상설 비상설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이 곳을 활성화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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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부아르 요새가 올해 문화유산 복권에 선택될 수 있었던 까닭도 이곳을 보전하고자 직업을 막론하고 자발적으로 모인 봉사자들의 참여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제르 주 문화재청장 애메릭 페호아는 프랑스 지역 라디오 방송 프랑스 블루(France Bleu)를 통해 "지방정부에서 문화유산 관리를 위해 이미 많이 후원하고 있지만, 다른 단체들의 협력도 필요하다. 이 콤부아르 요새가 이번 문화유산 복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요새 복원에 의욕적인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콤부아르 요새 안내 가이드 설명을 들으러 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인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관람객들은 한 그룹 당 10명 씩 나누어져 설명을 들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역사학을 공부하고 있는 20살 대학생이었다. 그는 이날 처음으로 관람 안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대 유산에 매우 해박한 그는 2시간 반가량 열정적으로 요새를 소개하며 그룹을 인솔했다. 그는 그의 설명을 끝까지 경청하던 관람객들에게 프랑스 역사와 문화유산을 향한 그의 열정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안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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