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의혹' 8개월 버티다가 한달만에 면죄부 준 檢

뉴스1 제공 2020.09.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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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소에 '고의 수사 지연' '진술 누락' 의혹 여전
檢 "코로나·인사이동으로 지연…이후 성실히 수사"

사진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의 모습. 2019.5.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사진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의 모습. 2019.5.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씨(27)의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해 검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지난 9개월여간의 검찰 수사가 결국 '면죄부 수사'가 됐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서울동부지검은 28일 "휴가 신청 및 사용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부대 미복귀'도 휴가 승인에 따른 것으로 군무이탈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추 장관과 서씨, 추 장관의 전 보좌관 최모씨, 당시 지역대장 이모 예비역 대령(당시 중령)에 대해 불기소 처리했다고 밝혔다.

서씨를 둘러싼 핵심 의혹은 '휴가 미복귀'가 군무이탈 등에 해당하는지와, 휴가를 연장하기 위해 추 장관 측이 군에 부정 청탁했는지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검찰은 두 의혹 모두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군무이탈'에 대해 검찰은 서씨의 휴가 연장이 모두 부대장의 승인에 따라 실시됐다는 등의 이유로 서씨에게 군무 기피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추 장관 측의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추 장관과 남편은 군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고, 보좌관 최씨는 민원을 넣었을 뿐 청탁을 하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지난 1월3일 추 장관을 대검찰청에 고발한지 9개월, 같은 달 30일 수사를 맡은 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에 배당된지 8개월이 흘렀지만 검찰은 군무이탈 의혹도 부정 청탁 의혹도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짓게 됐다.

그간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검찰 수사는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일견 급박하게 진행되는 모양새였다. 지난 4일 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팀을 꾸린 형사1부는 9일부터 13일까지 서씨의 군 부대 관계자인 김모 대위와 이 대령, 보좌관 최씨, 서씨, 사건당일 당직병 현모씨(27) 등을 연달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5일에는 민원 통화 녹취를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 민원실과 국방전산정보원, 육군본부 정보체계관리단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외에도 수사팀은 9월 한 달 동안에만 14곳을 압수수색했고, 팀을 꾸리기 전인 지난달에도 삼성서울병원과 국군양주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휴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종합민원실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2020.9.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휴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종합민원실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2020.9.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하지만 수차례의 압수수색과 소환조사의 결과가 결국 '불기소'로 귀결됐다는 점에서 검찰이 추 장관 측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 조사 결과 서씨의 휴가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고, 추 장관이 청탁을 넣지도 않았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수사를 정작 본격적으로 개시한 이후에는 너무 빨리 결론지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된 이후 수사팀을 재구성한 지난 4일부터는 한 달도 되지 않아 수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추 장관을 서면조사한 시점과 비교하면 2일 만에 수사가 종결됐다.

이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혹도 계속해서 남게 됐다. 앞서 과거 동부지검이 대검에 삼성서울병원 압수수색 계획을 보고했더니 김관정 당시 대검 형사부장이 제동을 걸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김관정 당시 형사부장은 현재는 동부지검장으로 재직하고 있기도 하다.

'군 관계자의 진술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도 남는다.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김 대위가 "추 장관 측 보좌관으로부터 휴가 연장에 대한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이를 조서에 남기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당시 검사와 수사관은 그 같은 진술을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대위는 이후 조사에서 '6월 조사 당시 다소 맥락없이 얘기해 내가 조서에 남기지 말자고 결정했다'고 진술했다"고도 했다.

고의 지연 의혹에 대해서는 "사건 접수 후 올해 4월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및 인사이동으로 당사자 소환이 어려워 관련 자료만 입수했다"며 "5월부터 7월에는 제보자와 군 관계자 7명을 조사하는 등 성실히 수사했고, 9월4일부터 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히 수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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