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뉴스1
이명희 회장 깜짝 증여...정용진·정유경, 이마트·신세계 1대 주주 각각 올라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 중이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각각 8.22%를 아들 정 부회장과 딸 정 총괄사장에게 증여한다고 28일 공시했다.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로 높아지며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두 법인의 2대 주주는 모두 국민연금, 3대 주주는 이 회장이 됐다.
이번 증여 규모는 총 4932억원으로 정 부회장이 이마트(종가 14만1500원) 주식 약 3244억원 어치를,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종가 20만8500원) 주식 약1688억원 어치를 받았다. 증여세율은 50%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도 신세계그룹 내에서도 '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로 역할 구분이 뚜렷한 모습이었다. 권혁구 사장이 맡은 그룹 전략실을 제외하곤 상호 인적 교류도 거의 없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 사진제공=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정 부회장은 소통형, 정 총괄사장은 은둔형으로 전혀 다른 경영 스타일을 보여왔는데 앞으로 두 계열사가 더 차별화된 색깔을 낼 것이란 게 재계의 예상이다.
실제 신세계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코로나 19(COVID-19) 등으로 인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각 사의 책임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키 위해 증여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1대 주주가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이 회장의 경영 파워가 막강하다 보니 당분간 그룹의 외적 구조 틀은 유지되겠지만, 결국 수년 이내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계열 분리를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두 오너 남매의 책임 경영을 강조한 만큼 두 사람이 차기 주주총회에서 계열사 등기임원에 다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3년 이후 신세계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오너 일가가 일제히 빠지며 시장에서 비판이 계속돼왔다. 한편 빠르면 오는 10월 중순 정도로 예상돼 온 신세계그룹의 정기 인사가 이번 변수로 인해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