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왕국 달리는 친환경車…현대차, 사우디에 수소차·버스 첫 수출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20.09.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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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넥쏘’와 ‘일렉시티 FCEV’/사진제공=현대차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넥쏘’와 ‘일렉시티 FCEV’/사진제공=현대차


"중동 지역에 석유가 아닌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차를 처음 수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을 뚫는 데 성공했다. 100년이 넘는 내연기관차 시대의 최대 수혜자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이너니컬 하게도 수소로 대변되는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차와 손 잡은 것이다. 그만큼 현대차의 앞선 기술력을 신뢰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현대차 (233,500원 ▼3,500 -1.48%)는 지난 27일 울산항에서 수소전기차 ‘넥쏘’ 2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 2대 등 총 4대를 선적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수출은 금액 측면보다는 그 상징성이 남다르다.



현대차 ‘넥쏘’와 ‘일렉시티 FCEV’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글로벌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 '아람코'로 인도된다. 지난해 6월 현대차와 아람코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소전기차 확대를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넥쏘’와 ‘일렉시티 FCEV’/사진제공=현대차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넥쏘’와 ‘일렉시티 FCEV’/사진제공=현대차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아람코와의 협력은 기존 사업뿐 아니라 미래 신사업에 대한 협력 관계까지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흐마드 A. 알 사디 아람코 테크니컬서비스 수석부사장은 "수소와 비금속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으려는 아람코와 현대차의 목표 달성을 향한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수소 활용이 친환경 수송 분야에서 석유를 더 많이 쓰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장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시범 운행될 '넥쏘'와 '일렉시티 FCEV'는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실증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수소전기버스의 해외 수출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이다. ‘일렉시티 FCEV’는 전장 1만995mm, 전폭 2490mm, 전고 3420mm로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됐으며 1회 충전으로 약 430km를 주행할 수 있다.

정방선 현대차 아중동권역본부장은 "앞으로 중동 지역 내 수소전기차 공급 확대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체제를 구축하면서 수소 산업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구축해왔다. 우선 '넥쏘'를 통해 수소전기차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세계 최초로 30톤급 대형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 FCEV'를 양산해 스위스에 수출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도 EU(유럽연합)에 수출했다. 수요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발생도 없어 미래 친환경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수소전기차는 물론 열차와 선박, 드론, 발전기 등에 폭넓게 쓸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일렉시티 FCEV’/사진제공=현대차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일렉시티 FCEV’/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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