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사라진 23세 청년…부모가 살인자로 지목된 이유 있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09.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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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아들이 사라졌다며 행방불명 신고를 한 부부가 그로부터 28년만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새로운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 부부를 체포했으나,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동부 마르스케 마을 인근에 거주하는 찰스 클라크와 그의 아내 도리스 클라크는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15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 부부의 아들 스티븐 클라크(당시 23세)는 28년 전인 1992년 영국 북동부 클리블랜드 솔트번 인근 산책로를 걷다 실종됐다. 스티븐은 어린 시절 교통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저는 등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간 클라크 부부는 아들 스티븐이 1992년 12월 28일 오후 3시쯤 솔트번 인근에 있는 남자 화장실에 들어간 뒤 사라졌다고 밝혀 왔다. 어머니 도리스는 스티븐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간 뒤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

도리스는 화장실에서 나와 아들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아 먼저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생각했으나 아들은 집에도 없었고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고 증언해왔다.

당시 경찰은 스티븐이 성인인데다 사건 현장에 아무런 흔적이 없고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이 사건을 단순 가출로 판단했다. 하지만 28년간 연락이 오지 않자 그가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건을 재조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은 것은 새로운 목격자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리스의 증언과 달리 당일 해지기 전에 스티븐이 솔트번 화장실에서 상당히 떨어진 마르스케 인근에서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나온 것이다.

경찰측은 "스티븐이 실종된 날은 해가 오후 3시45분에 졌다"며 도리스는 아들이 화장실에 오후 3시쯤 들어갔다고 했는데 비슷한 시간에 다른 곳에서 스티븐이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 나와 스티븐의 부모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지난 17일 1999년에 받은 스티븐의 실종 사건에 대한 익명의 편지를 재검토하는 한편 편지 작성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편지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클라크 부부는 지난 15일 스티븐의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 이튿날인 16일 부부는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은 19일 이들 부부의 뒷마당에서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클라크 부부는 "우리는 당연히 아들을 죽이지 않았다. 이것은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28년 전 일인데 누가 당시 일을 기억할 수 있겠느냐. 경찰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더라도 아무 것도 알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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