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기업가치와 주가의 괴리가 커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선 기업의 적정가치는 언젠가 주가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착시가 큰 상황에서 적절한 투자만 할 수 있다면 수익을 배가할 수 있다. 특히 시장을 흔드는 대형 이벤트일수록 기회가 많다.
아미코젠은 KAIST 생물공학 박사인 신용철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201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제약용 특수효소 전문기업으로 출발해 현재는 헬스케어와 바이오의약품 소재사업까지 진출해 있는데, 이번 바이오 소부장 협의체 출범에서 알 수 있듯 기술력은 정평이 나 있다.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후에는 기존 약제의 화학구조를 변화시키거나 합성하는 방식의 항생제가 많았다.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을 치료하기 위해 더 강한 물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항생제의 합성과정에선 적잖은 환경유해 물질이 발생한다. 합성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선진국에 생산설비를 두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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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철 아미코젠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친환경 특수효소는 항생제 등 원료 의약품에 들어가는 다양한 화학성분들을 잘 섞는 데 필요한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한다"며 "기존 화학 효소는 합성 과정에서 폐기물이나 이산화탄소 같은 물질이 배출돼 환경오염을 유발하지만, 효소 합성법을 활용하면 이런 부작용이 없다"고 말했다.
효소를 활용할 경우 환경오염 및 에너지 사용이 20~30%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유럽, 중국 등 주요 의약품 생산국에서는 원료 의약품에 효소를 활용하는 방식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미코젠 CX효소를 사용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최근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의약품 수요가 급증했다"며 "항생제를 비롯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을 자국에서 안전하게 생산하려는 국가들이 늘고 이는 효소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약품을 넘어 식품, 화학, 에너지 산업에서 기존 화학물질을 친환경 생물 촉매로 대체하는 아미코젠의 특수효소 사업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소재, 아미코젠이 주도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이오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 발대식이 24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됐다.이날 발대식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이 참석해 개회사 및 축사·격려사,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추진전략 발표, 서명식,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는 정부가 새로 마련한 '연대·협력 산업전략'에 따라 추진된 첫 번째 사례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소부장 수요기업사와 아미코젠, 동신관 유리공업, 에코니티, 제이오텍 등 공급기업사가 참여하며, 한국바이오협회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협의체 운영을 지원한다. / 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박테리아나 효모 등에서 유래한 인슐린, 성장호르몬, 백신이 1세대 바이오의약품이고 최근에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이 한창이다. 동물 세포를 배양한 후, 세포속 단백질 안에 있는 항체를 뽑아내 의약품으로 쓰는 형태가 많다.
세포 배양체를 충분히 키우려면 영양물질과 각종 첨가물을 더한 고체나 액체를 넣어줘야 하는데, 이를 배지라고 한다. 배지 속 세포가 충분히 성장하면 의약품으로 쓸 수 있는 단백질과 항체를 거르는 정제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때 쓰이는 것이 레진이다. 레진도 여러 종류가 있다.
겨울철 고드름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금속이나 이온에 단백질이 달라붙게 하거나 분자들의 크기에 따라 거름망을 통해 분리하는 방식도 있다. 배지와 레진이 없으면 바이오의약품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제약사들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국가다. 전 세계생산 설비의 12%를 차지하는데 생산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인천 송도는 세계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배지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전무해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한국정부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소부장' 육성을 서두른 이유다.
지난 24일 정부주도로 출범한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같은 기업들도 참여했지만 가장 주목할 기업은 아미코젠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 원료나 장비 국산화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하고 기술 공동개발에도 힘을 보태자는 것이 이번 협의체 논의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역시 배지와 레진 분야다.
아미코젠은 국내 유일의 정제용 레진 제조사다. 특히 친화성 크로마토그래피 방식으로 항체를 정제해내는 기술이 뛰어난데, 스웨덴의 단백질 정제 전문기업 바이오웍스(Bio-Works)의 지분을 9.9% 보유하고 있어 상호 기술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배지사업과 관련한 행보도 주목된다. 아미코젠은 이미 세포배양 배지 첨가물인 NAG(N-acetylglucosamine)을 의약용으로 개발해 노바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에 판매해 왔다.
올 상반기에는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바이오산업생산고도화 사업’ 국책과제에 선정돼 231억원의 출연금을 받아 2022년까지 맞춤형 배지개발 및 대량생산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이달 초에는 자회사인 비욘드셀이 미국 아티아바이오(ArtiaBio)와 배지 기술이전 및 합자투자(JV)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배지·레진, 내년 기술 내재화 마무리될 것. 본격생산은 하반기 예상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는 이어 "수년안에 바이오 의약품이 한국경제의 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아미코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자신한다"며 "15년 전부터 배지사업의 원료도 공급해왔고 레진 사업의 핵심인 프로틴A를 개발해 공급한 것도 큰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또 "배지와 레진은 기술 내재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완벽한 수준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며 "두 품목만 국내에서 생산하더라도 국내 바이오의약업계 전반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와 레진은 국내에서만 50% 국산화를 해도 6000억원이 넘는 시장이다. 아미코젠은 장기적으로 배지와 레진 외에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제조 전반을 지원하는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신 대표는 "생물과 약학지식 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도 연구할 측면이 많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국산화 시기를 앞당기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아미코젠에는 주목할 부문이 많다. 친환경 효소기술을 토대로 개발한 소재가 많은데 콜라겐과 식품효소, 피부보습 및 주름개선, 관절건강 제품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미코젠(차이나) 바이오팜을 통해 원료의약품(API), 완제의약품(동물약품, 인체약품), 고정화효소, 레진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