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OUII가 우리 손 들어줬다" SK이노 "반쪽짜리 결론"(종합)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9.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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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OUII가 우리 손 들어줬다" SK이노 "반쪽짜리 결론"(종합)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LG화학 (373,500원 ▲500 +0.13%)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에 대한 제재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LG화학은 즉각 환영 입장을 보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반쪽짜리 의견서라며 그 의미가 낮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우리가 OUII에 공식 입장을 전달하기 전에 OUII가 이전 상황들만 놓고 의견서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OUII의 제재 동의 의견서는 전기차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과 관련된 것으로 오는 10월26일 최종판결을 앞둔 영업비밀 침해소송과는 연관이 없다.



LG화학 "증거인멸 제재" 요청 VS SK이노 "사실왜곡…또 반복되는 프레임"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UII는 최근 LG화학이 특허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문서삭제 같은 증거인멸을 하고 있으니 제재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익 대변을 위한 독립기관으로 소송에 대한 의견 제시가 가능하다. ITC도 최종 판결에서 양쪽 이해당사자 뿐 아니라 OUII 의견을 참고 할 수 있다.



OUII는 전기차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에 앞서 지난해 4월 제기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도 LG화학 측이 증거인멸을 이유로 한 제재 요청에 동의한 바 있다. 이후 ITC가 올해 2월 LG화학에 예비승소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LG화학에 유리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에선 OUII 의견이 재판부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닌 만큼 소송의 결과를 함부로 예단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LG화학은 OUII가 자신들의 의견에 손을 들어준 만큼 "환영한다"며 "ITC 최종 결정 때까지 소송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OUII가 LG화학 입장만 반영…'반쪽 의견'"
SK이노베이션은 OUII가 찬성 의견을 낸 것은 자신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반쪽짜리 찬성'이라고 주장한다. SK이노베이션은 "OUII가 의견서 제출 일정상 우리 측 입장은 듣지 않고 LG화학 입장만 들었기 때문에 '반쪽 찬성'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제재 요청서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반박 의견서는 지난 11일에서야 ITC에 제출했다"며 "OUII 의견서 제출 기한도 같은 11일이었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한 반박 의견서를 살펴보지 않은 채 LG화학 주장만으로 OUII가 의견서를 낼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그러면서 "만일 SK이노베이션의 반박 의견서에 담겼듯이 거의 대부분 문서가 그대로 보존됐고, ITC에도 이들 문서가 제출됐다는 사실을 OUII가 알았다면 찬성 의견은 얼마든지 달라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문서 삭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포렌식 전문가의 분석 결과 LG화학 측이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주요 문서들은 단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적으로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그 결과는 이미 ITC에도 증거로 제출됐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일부 문서는 이메일 첨부시 자동생성되는 임시 파일이 시스템에 의해 자동 삭제된 것인데 이를 LG화학이 의도적으로 '문서삭제' 프레임을 씌워 왜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허 베꼈다" "사실 왜곡으로 본질 흐려" 다시 날 세운 LG·SK
이번 OUII의 의견은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대해 추가로 제기한 배터리 팩 '994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된 것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선행기술인 'A7 배터리셀 기술'을 베낀 것이기에 해당 특허가 신규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SK이노베이션은 "994 특허를 출원한 것은 2015년이고, A7은 2013년에 이미 출시됐다"며 "당시에는 LG화학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진행된 최근에서야 이를 끄집어 낸 것은 LG화학이 사안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증거수집 절차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7월 SK서린빌딩으로 현장 조사를 왔던 LG화학이 포렌식(증거물 분석) 과정에서 입수한 SK 정보를 USB에 담아 불법 반출한 정황이 발각됐다"며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지난 1일 ITC에 정식 조사를 요청했고, OUII도 지난 24일 공개된 의견서에서 우리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LG화학은 "양사 주장에 다툼이 있는 포렌식 과정의 프로토콜 위반 관련 조사에 대해 OUII는 어떤 반대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당사의 SK를 상대로 한 포렌식 과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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