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일석이조' 대체인증 자체개발 나섰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9.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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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신사업 진출 모색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가 11월부터 사라지면서 카드사들이 본인인증과 결제에 편리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체 인증수단 찾기에 나서고 있다. 많은 카드사들이 자체 개발을 검토중이다. 인증할 때마다 일일이 지급해야 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사설인증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창출을 모색할 수 있어서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 인증 수단 도입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신한카드는 비밀번호와 생체인증으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모바일앱(애플리케이션) ‘신한페이판’ 내 관련 기술을 보다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편리하고 안전한 기술로 여겨지면 관련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자체인증 수단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은 금융그룹 계열사 전체 인증수단으로 인정 받은 후 사설 인증시장 진출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금융그룹 계열 중 하나카드만 그룹 통합 인증서를 가져다 쓸 계획이다.

삼성·롯데카드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자체 인증수단 개발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외부 인증 수단들의 보안성과 고객편의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현대카드는 검증된 외부 인증 수단을 도입할 예정이다.

카드사들이 공인인증서 이후의 대체 인증을 자체적으로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그동안은 본인인증과 결제에 있어서 대표 전자서명 수단임에도 불편한 점이 많았던 공인인증서를 쓸 수밖에 없었다. 우월적 지위가 폐지되면 더 편리한 외부 인증 수단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인증할 때마다 나가게 되는 비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카드사들은 보고 있다. 자체 인증 시스템을 초기에 만들어 놓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는 장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사설 인증 시장 진출도 꾀한다는 복안이다. 국내 인증 시장 규모는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잡기 위한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서비스 중인 본인인증 통합 브랜드 ‘패스(PASS)’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대체 전자서명 수단으로 활용되는 ‘카카오페이 인증’이 사설 인증 시장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다. 여기에 토스와 네이버 등도 인증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신사업 진출과 핀테크(금융기술기업)와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도 카드사들이 자체 인증 개발을 소홀하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공인인증서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돼 더 편리하고 안전한 대체 수단 찾기에 나선 것”이라며 “가장 효율적인 인증 수단이 무엇인지, 시장의 경쟁상황과 향후 사업성까지 평가해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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