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용 달 궤도선을 보내는 방식은 애초 지구와 함께 공전하다 점차 거리를 늘리면서 달과 가까워지는 ‘단계적 루프 트랜스퍼’(PLT) 방식이었다. 하지만 현재 위성체 무게(약 678kg)로는 1년 간 달 임무궤도(100km)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작년 말 ‘달 궤도 전이방식’(BLT)으로 전격 변경됐다. 처음 설계한 달 궤도선 중량은 550㎏이었는데 678㎏까지 불어났다. 연료소모가 그만큼 늘어 12개월의 임무기간을 채우지 못할 우려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내부에선 재설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고, 현실적으로는 달 궤도를 수정해 연료를 절감하는 쪽이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때문에 올해 12월 발사 계획은 2022년 7월 이후로 연기됐다.
이날 아카데미에서 이 단장은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와의 협의 과정에서 달 임무궤도에서 1년간 유지가 가능하도록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BLT 궤적을 제안 받았고, 그 동안 내부 연구자들이 현재의 달 진입조건에 최적화된 BLT 궤적 설계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이번 BLT 궤적에 대해 나사 측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궤적으로 달 궤도선이 달에 갈 경우, 정해진 임무수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나사는 우리 시험용 달 궤도선에 달의 영구음영지역(PSR·Permanent Shadow Region) 즉, 달 남극 관찰과 함께 달 표면을 찍는 ‘섀도캠’(ShadowCam)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4년으로 예정된 달 유인탐사선 착륙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이 단장은 “그 동안 시험용 달 궤도선 개발에 기술적 어려움, 일정 지연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새로운 달 전이궤적 등을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개발일정을 단축했다”며 “남은 연구개발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6개 탑재체 중 2개 기능시험 중…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 항우연은 현재 시험용 달 궤도선에 장착될 부품들과 탑재체에 대한 기능 시험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비행모델 조립을 시작해 내년 최종 조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달 궤도선에는 △달 착륙선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해 달 표면 주요지역을 촬영하는 ‘고해상도카메라’ △달 표면 입자 및 우주선 등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광시야편광카메라’ △달의 생성 원인 연구를 위해 달 주변의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하는 ‘자기장측정기’ △달 표면의 자원탐사를 위한 ‘감마선분광기’ △심우주 탐사용 우주 인터넷(DTN) 시험을 위한 ‘우주인터넷 탑재체’ △달의 휘발성 물질 연구를 위해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 영상을 촬영하는 나사의 ‘쉐도우 캠’ 등 총 6기의 탑재체가 실릴 예정이다. 김형완 항우연 달탐사총조립시험담당은 “현재 고해상도카메라와 자기장 측정기는 개발 완료돼 기능시험을 하고 있으며, 나사와 국내 타 기관에서 개발 중인 탑재체들도 개발완료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험용 달 궤도선은 오는 2022년 8월 1일과 9월 초 사이 미국 스페이스X 사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며, 도착일은 같은 해 12월 16일이다. 이후 초기 시험을 거쳐 2023년 2월부터 임무를 시작한다. 탐사 비용은 당초 계획(1978억원)에서 355억원이 추가돼 총 2333억원으로 늘었다. BLT 궤적 변경에 따른 스페이스X와의 발사용역 계약 변경도 완료된 상태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은 “시험용 달 궤도선을 통한 심우주항법 등의 기술 확보는 국내 우주 기술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우주탐사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