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를 살린건 이웃들…우리 죽지 말고 살자“

이재명 경기지사./사진=이기범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코로나19로 힘든 세상이지만 "우리 죽지 말고 살자"며 40년 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해, 우울증, 자살 신고가 증가했다는 기사에 내내 마음이 쓰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누구도 홧김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때,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러니 제가 뭐라고 함부로 말 보탤 수 있을까요"라며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 한 줄에 담긴 말 못 할 사연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라고 했다.

이 지사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또한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했다"며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고 가난의 늪은 끝모르게 깊어 살아야 할 아무 이유도 찾지 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며 "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들"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들이었다. 어린놈이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준 것"이라며 "엉뚱한 소화제를 가득 삼키고 어설프게 연탄불 피우던 40년 전 소년이 아직도 생생하다. 돌이켜보면 제가 우리 사회에서 진 가장 큰 빚"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한 관심과 연대 아닐까"라며 "개인 간 연민의 마음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 사회가 마땅히 해야 할 경제정책, 복지정책 등 공적 책무도 포함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그 벼랑 끝의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간곡히 말 건넨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세상 만들어보고자 몸부림쳐 볼 테니 한 번만 더 힘내보자"고 당부했다.

또한 "더 많은 분이 삶이 괴로워 떠나시기 전에 이 지긋지긋한 가난도, 부조리한 세상도 함께 바꿔내고 싶으니 한 번만 더 힘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런 말밖에 드리지 못해 송구하기도 하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