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봉쇄령' 시간문제라는데 주식 다 팔까요?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0.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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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324>코로나19 재유행과 추석 이후 증시 변수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재유행…'봉쇄령' 시간문제라는데 주식 다 팔까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추석 연휴 전에 주식을 팔까요?”다. 3일 이상 쉬는 동안에 어떤 돌발 변수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보유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파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건 당연하다. 보통 긴 연휴를 앞두고 위험관리 측면에서 주식 비중을 조금 줄이는 투자자들이 많다.



물론 추석 연휴 이후 증시 상승을 뒷바침하는 요인들이 많다. 저금리 유지와 풍부한 유동성,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희망, 재난지원금 지급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여전히 유효하고 많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요인들에 너무 취해 위험 요인을 간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여기서 위험 요인은 바로 코로나19 재확산이다. 특히 9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커지면서 몇몇 국가들은 3월보다 더 심각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유럽국가들이 심각하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에 따르면 스페인과 프랑스는 9월 들어 신규 확진자 수(7일 이동평균)가 3월보다 더 많아졌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진자 추이(7일 이동평균) 그래프는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증가세가 가파르다.

영국은 현재 확산 추세대로라면 수일 내로 3월에 기록한 최고치를 뚫고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아직 3월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확산세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 재유행…'봉쇄령' 시간문제라는데 주식 다 팔까요?
미주 대륙에서도 미국은 이미 7월에 3월보다 더 큰 2차 대유행이 발생했고 9월 들어선 확산세가 다시 늘며 3차 유행 조짐마저 일고 있다. 캐나다도 9월 들어 뚜렷하게 우상향의 확산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9월 이후 코로나19 재유행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이로 인해 2차 봉쇄령(lockdown)이 내려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이유는 일차적으로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이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내려진 엄격한 봉쇄령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면서 5~6월 대부분의 국가에서 봉쇄령은 해제됐고 이후 경제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글로벌 증시는 9월 초까지 상승을 지속했고 연초 대비 플러스로 전환되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이 신속하게 금리인하와 유동성을 확대한 덕분에 증시가 급반등했고, 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서 조기에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한 점도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위험에 둔감해졌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다시 내려질 수 있다는 생각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았다.

그러나 9월 들어 몇몇 국가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3월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결국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투자자들을 다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에선 국지적으로 술집과 식당, 공원이 폐쇄되고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무화되고 있다. 국지적으로 등교, 출근, 돌봄서비스 제공과 같은 필수적인 업무를 제외하고는 이동을 제한하는 부분적 이동제한령도 다시 내려졌다.

9월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지난 18일부터 학교, 호텔, 쇼핑몰 등의 문을 닫고 모임을 제한하는 전국적인 봉쇄조치를 다시 시작했다. 또한 집 밖으로 반경 1km 이상 나가는 것도 제한했다. 이스라엘은 9월에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국적인 봉쇄령과 이동제한령을 꺼내든 국가가 됐다.

아직까진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지적인 봉쇄령에 그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3월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만큼 이스라엘처럼 전국적인 봉쇄령과 이동제한령은 시간문제다.

지난 3월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2차 봉쇄령이 내려진다면 올해 하반기에 기대했던 빠른 경제 회복은 물거품이 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또 다시 침체에 빠지게 된다. 9월 이후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3월보다 더 심각한 점을 감안하면 2차 봉쇄령은 1차때보다 더 강화된 형태일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더 커질 수 있다. 하반기 글로벌 경제가 예상대로 V자 회복이 안되면 미래 기업이익과 증시 전망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코로나 재유행…'봉쇄령' 시간문제라는데 주식 다 팔까요?
3월에 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한국도 8월 이후 코로나19 재유행을 겪으면서 3월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이에 따라 신속한 방역에도 애를 먹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분적 봉쇄령에 해당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2단계 방역 조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9월이 다 지나가도록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코로나19 재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감영경로 불분명 정도나 치명률 등에서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세는 3월보다 훨씬 심각하다.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은 기간이 3월엔 22일이었지만 9월엔 37일로 훨씬 길었고, 이 기간 총 확진자 수도 3월 7930명보다 더 많은 8123명을 기록했다.

이 기간 총 사망자 수도 3월엔 71명이었지만 9월엔 73명으로 더 많았고,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를 보여주는 치명률도 3월 0.895보다 높은 0.899를 기록했다. 이처럼 방역 모범국인 한국조차도 3월보다 더 심각한 9월 재확산세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 3월에 경험하지 못했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는 부분적인 경제봉쇄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민간소비 및 산업활동 둔화와 마이너스 경제성장은 불가피하다.

올 상반기 한국 경제가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배경에는 K-방역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신속하게 막았기 때문이다. K-방역의 성공 덕분에 한국은 유럽 및 미국 등과 달리 전면적인 경제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경제적 피해도 덜했다.

하지만 8월 이후는 양상이 다르다. 코로나19 재확산세로 한국도 급기야 부분적 경제봉쇄 조치를 취했고 추석 연휴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서둘러 하향 조정하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간 유지되는 부분적 경제봉쇄는 결국 하반기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증시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추석 연휴 이후 글로벌 증시가 상승할 요인은 많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와 그로 인한 2차 봉쇄령 우려는 증시 발목을 잡기에 충분할 만큼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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