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맏형' 현대건설도 리모델링 등판…수지서 포스코와 한판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0.09.28 06:20
글자크기
건설 '맏형' 현대건설도 리모델링 등판…수지서 포스코와 한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대단지에서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리모델링 사업을 두고 맞붙는다. 경기도 아파트 리모델링을 두고 건설사들이 경쟁에 들어간 것, 건설사 '맏형' 현대건설이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것 역시 처음이다. 재건축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리모델링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사들이 속속 리모델링 영역에 진출하고 있다.

용인 수지 '신정 8단지 현대성우' 리모델링에 현대·포스코 참여… 경기도 첫 경쟁입찰 사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신정 8단지 현대성우' 내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플래카드를 걸어놓은 모습/사진= 현대성우8단지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 관계자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신정 8단지 현대성우' 내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플래카드를 걸어놓은 모습/사진= 현대성우8단지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 관계자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신정 8단지 현대성우' 아파트 리모델링을 위한 시공사 선정 입찰 현장 설명회에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참여했다. 시공사 입찰은 오는 11월 30일이다.

2개 시공사가 참여하며 일반경쟁이 성립하게 됐다. 경기도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서 경쟁입찰이 성립된 것은 현대성우8단지가 최초다. 종전에는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2회 유찰된 이후 수의계약된 경우가 많았다.



신분당선 역세권에 있는 이 단지는 수평 및 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기존 지하 1층~지상 20층 13개동 1239가구 규모에서 지하 3층~지상 20층 14개동 1424가구 규모로 탈바꿈하게 된다. 지난달 조합설립인가가 났다. 185가구가 2023년 일반분양되며 2026년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총 공사비만 3500억원으로 주택정비업계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공사다. 건설사들이 공사 수주전에 뛰어든 이유다.

지금까지 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건설사들은 많지 않았다. 쌍용건설이 많이 해왔고 최근에는 포스코건설도 강자로 떠올랐다.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리모델링 수주액만 7782억원(3건)이었다. 이후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사들까지 속속 공사를 수주하며 리모델링에 발을 들였다.


현대건설 리모델링 첫 진출… 시장 30조까지 커질 전망, 건설사 리모델링 수주전도 격화
건설 '맏형' 현대건설도 리모델링 등판…수지서 포스코와 한판
건설업계는 굵직한 사업을 주로 하던 현대건설까지 리모델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간 리모델링 사업 실적이 없었는데 이번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확대되고 잇다. 종전 서울,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주로 추진됐지만 수지, 수원 영통구 등으로 확산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45개단지(3만388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35개 단지(2만2550가구)에서 9개월여 만에 가구수 기준 35%가 증가했다.

노후 아파트가 늘고 새 아파트 선호현상이 짙어지면서 리모델링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9조1880억원으로 추정됐던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은 올해 17조2930억원, 2025년 23조3210억원, 2030년 29조3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5.4%다.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는 마포구 대흥동 '마포태영아파트' 모습. 조합이 설립되기 전인데도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수주를 위해 플래카드를 걸고 주민들에게 한가위 인사를 건네고 있다./사진= 마포태영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회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는 마포구 대흥동 '마포태영아파트' 모습. 조합이 설립되기 전인데도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수주를 위해 플래카드를 걸고 주민들에게 한가위 인사를 건네고 있다./사진= 마포태영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시장에 뛰어든 건설사들이 늘며 리모델링 수주전은 격화하는 모양새다. 아직 리모델링 추진만 할 뿐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마포구 대흥동 '마포태영아파트'(1992가구)에서도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한가위 인사 플래카드를 걸며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올해 들어 리모델링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공사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며 "재건축 규제 강화, 새 아파트 선호 등으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늘면서 시공사들도 자연히 시장 흐름에 따라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