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전자담배 인기, 업계는 "전자담배가 미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0.09.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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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립모리스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 3 듀오'(IQOS 3 DUO) 출시 및 기업 비전 발표 간담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코스 3 듀오는 홀더를 재충전 없이 2회 연속 사용 가능하고, 이전 모델 보다 충전시간이 단축된 것이 특징이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한국필립모리스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 3 듀오'(IQOS 3 DUO) 출시 및 기업 비전 발표 간담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코스 3 듀오는 홀더를 재충전 없이 2회 연속 사용 가능하고, 이전 모델 보다 충전시간이 단축된 것이 특징이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올해 들어 전자담배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담배업계에서는 전자담배 확산을 위한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억8000만갑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120만 포드가 판매되며 80.3% 급감했다. 반면 일반 궐련은 5.4% 늘어난 15억5000만갑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지 권고 등의 영향으로 전자담배 시장 전체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 폐질환의 원인이 액상형 전자담배 일부에 포함된 가향 물질 등으로 의심되면서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지할 것을 권고하고 유해성 여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지만 글로벌 담배업계에서는 전자담배 확산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필립모리스다.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지난 7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최초로 '위험저감 담배제품' 마케팅 인가를 얻었다. 이에 따라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하고 유해물질 발생이 현저하게 감소하며, 유해물질 인체 노출이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등의 문구를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필립모리스는 국내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 등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흡연을 시작하지 않거나 금연하는 것이지만, 금연을 선택하지 않는 이들에게 차선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태우지 않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를 고려했을 때, 전자담배 기기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완전한 전환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BAT(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 역시 담배제품 유해성 저감 가속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킹슬리 위튼 BAT 마케팅 총괄임원은 지난 23일 글로벌 니코틴 담배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BAT그룹은 소비자에게 덜 위해나 제품을 폭넓게 제공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 전자담배, 파우치형 구강담배 등 다변화된 제품군을 통해 전세계 1200만명의 비연소 제품 소비자를 확보했고 2030년까지 이를 5000만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높이고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일반담배와의 세제 형평성을 맞추는 작업을 추진한다. 반면 업계에서는 차등적인 과세체계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한성대 글로벌 경제연구원 홍우형 교수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사회적 외부비용이 현저히 적어 차등적인 과세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담배업계에서는 전자담배의 유해성 저감을 인정하고 일반담배에서의 전환을 유도하는 추세인데 국내에서는 여전히 유해성이 없지 않다는 데 초점을 맞춰서 담배 규제 정책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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