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라임 판매사 제재심 연다…CEO징계 고심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9.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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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2020.01.16.  misocamera@newsis.com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2020.01.16. [email protected]


금융감독원이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자본시장업계를 뒤흔든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다음달 개최한다. 시장의 관심은 판매사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중징계 여부다.



손실액만 1조원이 넘고 사태 관계자 대부분이 구속되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주요국 금리연계형 DLF(파생결합펀드)의 경우 판매사 CEO에 대한 제재심 중징계 관련 금감원과 CEO간 법적공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자칫 증권·은행업계의 불복소송이 줄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달 중 라임사태와 관련한 운용사와 판매사(증권사·은행) 징계를 위한 제재심을 연다. 당초 9월개최에서 10월 연기, 연말 개최 등 구체적인 시기를 놓고 여러 말들이 오갔지만 10월중 개최로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순서는 라임운용을 시작으로 증권사, 은행 순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망원동 월드컵시장에서 추석을 맞이해 전통시장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라임펀드 관련해 증권사 CEO를 제제하겠다고 했는데 은행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에 윤 원장은 "증권사 먼저 정리하고 은행 쪽으로 갈 것"이라며 "아직 시기를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이어서 쭉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운용의 경우 펀드이관을 위한 가교운용사인 '웰브릿지운용' 등록이 진행중인 것을 감안하면 등록취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교운용사 등록을 마치는대로 라임에 대한 제재는 조속히 확정할 계획이다.

라임운용의 '아바타'로 불리는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도 등록취소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1조6000억원 규모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긴급 체포된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 임모 씨가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3.27/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1조6000억원 규모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긴급 체포된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 임모 씨가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3.27/뉴스1
문제는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라임펀드 판매사에 대한 제재수위다. 이들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선례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선례'는 DLF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내린 문책경고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금감원은 제재심에서 손 회장에 대해 내부통제 미비를 이유로 사실상 해임권고인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다. 손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해 금감원과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때문에 라임판매사 CEO들이 징계를 받을 경우 자칫 불복소송이 줄지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 나아가 삼성증권 배당사고 관련한 CEO해임권고 사례도 라임사태와 비교해 고려중이다. 사안의 본질적인 성격은 다르지만 CEO 징계에 대한 기준을 삼기 위해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거 CEO징계 사례들과 라임사태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엔 사안의 성격이 다른 점이 많아 제재수위를 결정하는 데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제재심 선례와 법원의 판례가 (제재수위 결정에)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한다"며 "판매사 제재를 두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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