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주식" 니콜라에 한화솔루션 휘청…보름간 33% 증발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9.25 11:49
글자크기

[오늘의 전략]

니콜라의 수소 전기차 © 니콜라 홈페이지니콜라의 수소 전기차 © 니콜라 홈페이지


최근 한화솔루션이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콜라 때문에 속을 썩고 있다. 이달 들어 니콜라는 사기 의혹으로 최고경영자(CEO) 사임에 이어 월가의 목표주가 하향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바람 잘 날 없는 니콜라 탓에 지분을 보유한 한화솔루션 주가도 휘청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한화솔루션 (24,650원 ▲100 +0.41%)은 전날보다 5.80%(2150원) 내린 3만4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른바 '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 약 보름 만에 주가가 33% 이상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근심도 깊어진다.



니콜라 사기 의혹에 한화솔루션 주가 '휘청'
사건의 시작은 2018년으로 돌아간다. 한화솔루션은 자회사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 6.13%를 샀다. 니콜라와 협업을 통해 수소 산업에도 본격 진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니콜라 수혜주로 지목됐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컸다. 이달 4일부터 18일까지 한화솔루션을 매일 순매수했다. 총 순매수 금액 2728억원을 기록하며 이 기간 6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 니콜라 악재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달 10일 공매도 회사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수소전기트럭을 언덕에서 굴린 채 달리는 것처럼 홍보 영상을 찍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나흘간 내리 하락하며 총 13.9% 빠졌다. 니콜라의 지분 가치가 하락하고 향후 수소 사업의 기대감도 크게 악화된 영향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트레버 밀턴 회장이 20일 결국 사임을 선언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또 사흘간 12.9% 급락했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은 다음 날인 21일부터 결국 순매도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니콜라, 위험한 주식" 경고에 니콜라 10% 폭락
트레버 밀톤 니콜라 전회장/로이터=뉴스1트레버 밀톤 니콜라 전회장/로이터=뉴스1
25일 한화솔루션 주가가 또 한번 급락한 이유는 월가에서 낸 보고서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웨드부시증권은 니콜라의 투자의견을 중립(neural)에서 비중축소(underperform, 시장수익률 하회)로, 목표 주가를 45달러에서 15달러로 대폭 낮췄다.

사기 의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업자인 트레버 밀튼까지 떠났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목표주가를 한 번에 3분의 1로 내린 것은 매우 강경한 조치라는 평가다.

결국 니콜라 주가는 10% 가량 떨어지면서 결국 사상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직격탄을 맞은 한화솔루션 역시 3만5000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달 7일 최고 5만2300원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름 만에 주가가 33%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이후 한국형 뉴딜과 니콜라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를 대부분 반납한 것이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화솔루션의 기업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니콜라에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고 해도 한화솔루션의 2023년 이후 매출 기대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니콜라 시가총액이 더 하락한다고 해도 이는 투자가치 대비 과도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