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밧줄 더미 밑에…피격사망 공무원의 '마지막 흔적'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0.09.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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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에서 발견된 해수부 공무원 A씨의 슬리퍼. /사진=해양경찰청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에서 발견된 해수부 공무원 A씨의 슬리퍼. /사진=해양경찰청


해앙경찰청이 지난 21일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피격된 것으로 알려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가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에 벗어두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사진을 24일 공개했다.



해경은 A씨가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두고 사라진 점, 평소 채무관계 때문에 고통을 호소해온 점,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 실종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등에 비춰 자진월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중이다.

다만 A씨가 승선했던 무궁화10호 내의 CC(폐쇄회로)TV 2대가 실종 3일 전부터 고장나 작동하지 않았기에 실종 전 A씨의 정확한 동선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해경은 A씨의 동료와 가족의 진술을 확보하는 가운데 A씨의 휴대폰 수·발신 통화내역과 금융·보험 계좌 등에 대해서도 정밀분석중이다.

해결 조사 결과 무궁화 10호에서 실종자의 침실 등에서 A씨의 휴대폰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의 휴대폰은 21일 오후 1시19분부터 현재까지 전원이 꺼진 상태로 전해졌다. A씨의 짐에서 유서나 신변 관련 메모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0시부터 당직근무를 서던 중 오전 1시35분쯤 동료에게 다른 일을 보러 간다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이후 잠시 자신의 컴퓨터를 켠 기록이 남아있다. 그 이후 낮 12시쯤 신고되기 전까지는 동선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A씨는 무궁화10호 1등항해사로 연평도 인근에서 수차례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인근 해상의 조류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의 동료들은 그에 대해 "청소도 앞장서서 하고 부지런한 편"이라고 증언했다. 성실했다는 증언 외에 다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월북의사를 평상시에 밝혔다는 증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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