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기관 수요예측 첫날 '대박' 분위기…수혜주는?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9.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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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기관 수요예측 첫날 '대박' 분위기…수혜주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상장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수혜주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빅히트 지분을 보유한 회사보다 엔터주 전반이 누릴 낙수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최종 수요예측 결과는 오는 28일 공시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 청약은 10월4~5일이고 상장일은 10월15일이다.



일단 첫날 분위기는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수요예측 열기를 뛰어넘는다"고 귀띔했다.

빅히트가 상장 첫 행보를 훈훈하게 내디뎠지만 관련 수혜주는 이날 증시 하락 속 웃지 못했다. 엔터 빅3 중 에스엠 (86,400원 ▲4,800 +5.88%)은 4%대 하락했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3,800원 0.00%), JYP Ent. (68,200원 ▲700 +1.04%)는 나란히 7%대 하락했다.



YG PLUS (4,050원 ▼55 -1.34%)만 전일대비 630원(8.38%) 오른 8150원을 기록해 체면을 지켰다. YG PLUS는 YG엔터테인먼트의 국내 시장 음원·음반 유통과 네이버 음원 플랫폼 '바이브' 운영을 맡고 있다.

빅히트 지분을 보유한 넷마블 (55,500원 ▼3,100 -5.29%)디피씨 (8,840원 ▲200 +2.31%) 역시 이날 동반 약세를 보였다. 넷마블은 7000원(4.01%) 떨어진 16만7500원, 디피씨는 1150원(5.99%) 떨어진 1만8050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빅히트 지분 25.04%를 보유하고 있고, 디피씨는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빅히트에 투자했다.

증시 환경 때문에 이날은 힘을 받지 못했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빅히트 상장으로 엔터주 전반이 장기적으로 재평가받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빅히트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10만5000~13만5000원이고, 총 공모 주식수는 713만주다.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시가총액은 4조6000억원 가량으로, 기존 엔터 빅3 시총 합계를 뛰어넘는다. 이날 기준 3사 시총 합계는 3조원에 조금 못 미쳤다.

만약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 더블+상한가, 160%)'을 기록한다면 빅히트 시총은 단숨에 약 12조원으로 늘어나 시총 30위권 안착이 예상된다. 빅히트는 상장이 임박해 몸값이 더 높아지는 추세인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940억원으로 에스엠(2810억원)과 비슷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빅히트 주가가 엔터 빅3 수준으로 내려오거나, 기존 엔터사들이 빅히트에 맞춰 키 맞추기를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내놓는다. 후자의 가능성을 좀더 높게 치는 분위기다.

통상 새내기주들이 상장 초반에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동종업계 투자심리가 함께 개선되기 때문이다. 특히 빅히트의 경우 방탄소년단(이하 BTS)가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고 있어 글로벌 아미들이 상장 후에도 주가를 떠받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기존 엔터3사도 글로벌 팬덤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미디어데이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미디어데이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공모희망가 기준 빅히트 2020년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44~56.5배 수준이다. 엔터3사의 올해 예상 PER은 40배 안팎인데, 빅히트 주가가 공모가를 뛰어넘을 경우 엔터 3사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빅히트가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다면 10조원이 넘는 가치로 평가될 것인데 반해 상장 엔터3사의 시총 합계는 3조원 안팎에 불과하다"며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한한령까지 해제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엔터 섹터 전반에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조정을 받긴 했지만 엔터3사가 빅히트 상장을 계기로 주가 레벨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TS 쏠림이 심한 빅히트와 달리 엔터 빅3는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된 것도 장점이다. 와이지엔터는 블랙핑크가 BTS의 뒤를 이어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고 있고 JYP도 11월 대형신인 '니쥬'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다만 빅히트가 예상보다 흥행하지 못할 경우 엔터주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상황이어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터 3사는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 코로나19 완화, 빅히트 상장에 따른 섹터 릴레이팅을 반영해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라며 "실적 상향분이 주가에 반영됐고 빅히트도 상장하면 밸류에이션 관련 이벤트가 소멸되기 때문에 호흡 정리를 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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