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첫 女행장 탄생?…씨티은행장 오늘 윤곽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0.09.25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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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직무대행/사진제공=한국씨티은행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직무대행/사진제공=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 차기 은행장 윤곽이 오늘(25일) 나온다. 국내 시중은행에서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이 탄생할지 기대를 모은다. 국책은행을 포함해도 여성 은행장의 전례는 한 번 뿐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차기 은행장 숏리스트(최종 후보자군)를 추린다. 이어 다음달 초쯤 두 번째 임추위를 열어 후보자를 확정한다. 이후 은행 주주총회, 이사회를 거쳐 은행장을 최종 선임한다.



이날 숏리스트에 몇명을 올릴지 미정이지만 현재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유 부행장은 퇴임 의사를 밝힌 박진회 전 행장이 은행장 업무에서 손을 떼면서 대행으로 임명됐다. 이달 1일부터 은행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유 부행장이 박 전 행장 후임으로 낙점될 경우 한국씨티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첫 여성 은행장이 된다. 모든 은행권을 통틀어서는 2013년 취임한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유일한 여성 은행장이었다.



유 부행장에게 시선이 쏠린 건 두 가지 이유에서다. 금융권은 우선 모기업인 씨티그룹의 방향성에 주목한다. 씨티그룹은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 주요 은행권 처음으로 여성 CEO(최고경영자)를 임명했다. 제인 프레이저 글로벌 소비자금융 CEO는 내년 2월 씨티그룹 대표 자리에 오른다.

유 부행장은 씨티그룹이 키우는 여성 인재다. 씨티그룹에서 운영하는 CEO 후보 육성 프로그램에 포함된 인물이다. 씨티그룹은 내부 방침에 따라 정기적으로 '핵심인재검토' 절차를 밟는다. 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 후보자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다.

실제 씨티그룹은 한국씨티은행의 인선, 경영 방침 등에 관여한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은행장 자격요건으로 '씨티그룹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자'를 명시했다. 그 외 자격요건은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 '최고경영자로서의 리더십 역량' 등이다.


유 부행장이 2015년부터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은 점도 그를 유력한 후보로 보는 요인이다. 박 전 행장의 경우도 직전 직책이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이었다. 금융권에선 이 자리를 '은행장 승진 코스'로 본다. 유 부행장은 1987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다국적기업 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을 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전 행장이 스스로 임기보다 일찍 물러난 것은 유 부행장의 인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며 "현재로서는 유 부행장 외에 특별히 오르내리는 이름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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