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넘어갔다는 해수부 공무원 페이스북 보니…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0.09.24 15:10
글자크기

업무·봉사활동 전념하는 평범한 가장…가족과 화목한 모습 담겨

/사진=A씨 페이스북 캡처/사진=A씨 페이스북 캡처


국방부가 지난 21일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피격되고 불태워진 것으로 알려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에 대해 '자진 월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A씨의 페이스북에 나타난 일상에서는 자진월북의 동기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24일 확인한 A씨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평범한 40대 가장의 일상이 담겼다. A씨는 자신이 속한 서해어업관리단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활동 영상이나, 중국 불법조업 어선을 단속하는 현장이 나온 뉴스기사 링크를 종종 올렸다.



업무 외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남 목포의 미혼모쉼터 이전 봉사활동에 나서 땀흘리는 모습도 올라왔다.

페이스북상으로는 가족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매년 딸의 성장과정을 올리고, 아들이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오면 이를 사진 찍어 게시했다. 친형이 운영하는 업체의 홍보글 또는 홍보성 기사에 대한 링크도 종종 올라왔다.



이 밖에도 자신이 원양어선 선장으로 지내던 당시의 사진, 서해지역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지역축제 게시물 등이 있다.

또 2017년 광복절 태극기 플래시몹 행사 소개글도 링크했다. 떄로는 민족문화 복원을 표방하는 단체인 국학원 관련 링크도 다수 인용했다.

한편 A씨의 친형은 정부발로 나오는 월북 보도에 대해 24일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특히 정부에서 유가족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친형 B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재 언론과 방송에 나오는 서해어업단 피격사망의 보도가 저희 동생"이라고 밝혔다.

B씨는 "정부는 말로만 규탄한다 떠들고 최소한 유가족인 저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다"며 "신분증과 공무원증이 선박에 그대로 있는데도 불구 동생(의 월북)이라고 특정해 언론에서 쓰레기들 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해상의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조류가 보통 지역과 달리 상당히 세고 하루 4번 물때가 바뀐다"며 "월북이라는 단어와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 왜 콕 집어 특정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B씨는 "실종되고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는 것이냐"며 "사고 당시 (물때가) 11물이었으며 이 해역은 다른 지역보다 조류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B씨는 국방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인 이날 오전 9시20분쯤에는 "정부에서 국민의 생명을 불합리하게 몰아가고 추정적으로 처리한다면 강력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연평도 인근에서 해수부 공무원 A씨가 실종됐던 사건과 관련 "사격 이후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인원이 접근해 기름을 뿌렸다"고 밝혔다.

군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 단속정이 상부 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 출처 분석결과 구명조끼 착용한 점, 지도선이 이탈할 때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유기한 점, 월북 의사 표명한 점 등을 종합 고려했다는 게 군 설명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