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여직원 무단으로 '찰칵'…"불친절하다"며 올린 손님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0.09.24 14:23
글자크기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의 한 백화점 빵집을 방문한 뒤 "불친절하다"며 직원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무단으로 게시한 손님을 두고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손님은 이 빵집 뿐 아니라 다른 가게에서도 여성 직원의 사진을 찍어 게시하기도 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원들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백화점 갑질 고객'이라는 글이 게시돼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서울 한 백화점 내 빵집에서 근무하는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빵집에서 혼자 마감 근무를 하던 중, 한 남자 손님이 방문하셔서 진열된 슈크림빵 8개를 계속 집었다 내려놓았다를 반복했다"며 "고객님께 '만지시면 안 된다'고 좋게 말씀드렸다"고 적었다.

그러나 그 손님이 외려 화를 냈단 것. 작성자는 "그 손님이 '빵을 어떻게 안 만지고 사느냐. 어떤 빵집을 가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며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다"며 "계산을 하면서도 화를 내셔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사과를 드렸지만 고객 분은 이름을 물으시더니 휴대폰으로 제 사진을 찍으셨다"며 "무서워 리뷰 사이트에 제 사진이 올라왔는지 수십 번 넘게 확인을 했다. 그러다 2주 뒤 제 사진과 '불친절하다'는 리뷰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그 리뷰를 보고 '다른 고객들은 어쩌나. 혹시 그 사진을 본 건 아닐까'라는 생각 때문에 아직까지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고객 분께서 화가 날 수도 있겠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사진까지 올려가며 '답이 없다'는 비하 발언을 들어야 하나"고 호소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작성자가 공개한 CCTV 캡쳐 사진에는 지난 3일 밤 09시 40분쯤 검은색 옷을 입은 고객이 휴대폰을 이용해 여성 직원을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직원은 옆에 놓여 있던 파일로 얼굴을 가렸으나, 이 고객은 매장 내부와 외부를 돌며 사진을 계속 찍었다.


이 고객은 해당 직원의 사진과 함께 '저 여직원 답이 안 나온다. 불친절도 정도껏 하라'는 리뷰를 올렸다. 이 고객은 다른 가게의 리뷰에도 '아주머니가 손님들에게 불만이 많다' '조리도구를 씻고 음식을 하라'며 여성 직원들의 사진을 찍어 게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 글에 잇따라 '함부로 다른 사람의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은 엄연한 불법' '사진에 얼굴이 다 나오는데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 빵집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한 고객이 저희 직원의 사진을 찍어 올리셔서 이 직원이 직접 글을 쓴 것이 맞다"며 "이 직원은 현재 근무 중이며, 대응 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