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긴급 발주…삼성전자 3Q 영업익 10조 '눈앞'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9.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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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10일 서울 중구 화웨이코리아 사무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10일 서울 중구 화웨이코리아 사무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삼성전자 3분기 평균 예상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길 기세다. 스마트폰·가전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데다 지난 8월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경제 제재를 앞두고 긴급 발주하면서 반도체 출하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9057억원이다. 한달 전 대비 약 9000억원이 늘었다.

최근 삼성전자 (80,000원 ▼2,200 -2.68%)의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는 증권사들이 증가하면서 전체 평균 영업이익도 상향 조정됐다.



열흘 전까지만해도 3분기 영업이익 11조원 달성을 전망한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세곳 뿐이었다. 최근에 하이투자증권, 케이프증권, 한화투자증권이 11조원 전망 대열에 합류했다. 신영증권도 10조40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을 줄상향하고 있는 배경에는 화웨이의 긴급 발주가 있다. 이달 15일부터 미국의 화웨이 경제 제재가 시작되는 것에 대비해 화웨이가 주문량을 늘린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스마트폰 8000만대를 출하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측됐지만 반도체도 화웨이의 8월 하순 이후 긴급 발주로 D램, 낸드 출하량이 각각 4%, 1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 9월 초순 반도체 수출 금액은 크게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10일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2% 감소했지만 반도체는 43.2% 급증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해 국가별 수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송 연구원은 "앞으로 화웨이로의 수출이 막혀 삼성전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4분기부터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각 부문 경쟁사들의 생산 증가와 반도체 주문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는 화웨이 수출 중지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화웨이는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 주요 거래선 중 하나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의 3.2%, SK하이닉스 매출의 11.4%가 화웨이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경우 화웨이 매출 비중이 높아 영향이 중립적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평균 예상 영업이익은 1조3561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2000억원 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판매 제한으로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판매량이 증가세에 있다"며 "이런 현상이 연말까지 지속되며 4분기 모바일 D램 수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다만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노출도가 경쟁사 대비 높아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이 동시에 반영된다는 점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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