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브 전문매장 운영사 올랜드아울렛 매장 전경. 가전과 가구를 취급하는 리퍼브 전문 매장으로, 전국에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조사에서 직접 재포장해 새 제품처럼 판매하는 것이므로, 정상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정상 제품으로서의 상품 가치는 훼손됐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정상품의 반값은 흔하고, 할인율이 90%에 달하기도 한다.
롯데쇼핑은 현재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이천점과 롯데아울렛 광교점, 롯데몰 광명점 등 네 곳에서 리퍼브 용품 전문점인 '프라이스홀릭' '리씽크' '올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각 매장의 매출액은 월 7000만원~2억원인데, 이는 백화점 내 유명 브랜드 수준과 비슷하다.
e커머스 업계도 리퍼브 시장 선점에 열성이다. 티몬은 지난해 4월부터 매달 24일을 ‘리퍼데이’로 정하고 리퍼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기가 높자 티몬은 지난해 11월, 상시로 리퍼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리퍼창고' 카테고리도 만들었다.
지난 1~5월 기준 티몬 리퍼 상품 관련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 상승했다. 티몬 관계자는 "리퍼브 제품이 새 상품과 다를 바 없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더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용적 소비성향 타고 리퍼브 전성시대 열린다 업계는 앞으로도 리퍼브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성능과 만족감만 준다면 리퍼브 상품도 망설임없이 구매하는 실용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이 같은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좋은 브랜드를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는 리퍼브 매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에도 실속파 고객들을 겨냥한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향후 꾸준한 리퍼브 시장 확대를 예상한다.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터넷 발달로 정보 교류가 활발해졌단 이유에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돈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똑똑한 소비'를 하며 리퍼브 인기가 치솟았다"면서 "이전에도 리퍼브 물건들은 있었지만, 어디에서 판매하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에 시장 확대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발달로 리퍼브 판매처를 찾기 쉬워졌고, 점차 소비자가 몰리게 됐다. 업계도 시장 수요를 인식한 만큼 점차 더 시장이 커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리퍼브 공급은 제한적이니 앞으로 리퍼브 제품이 점차 오를 수 있고, 제품군도 확대될 것이라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씽크 '일산 재고센터' (리씽크의 창고형 오프라인 매장) /사진=리씽크 제공
리씽크 관계자는 "다양한 리퍼브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기업·환경·소비자를 잇는 재고의 선순환을 구현하고, 가치소비를 이룩한다며 "특히 재고가 묶여 '품맥경화'(제품이 시장에 돌지 않고 재고로 묶여있는 상태)가 발생한 기업들에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