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상한가 친 카카오게임즈, 그후 8일째 떨어진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9.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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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상한가 친 카카오게임즈, 그후 8일째 떨어진다


카카오게임즈의 하락세가 심상찮다. 상장 이후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한 뒤로는 단 하루도 오르지 못했다.

이미 상장 첫날 주가인 6만2400원을 밑돈다. 이제는 5만원선도 위협받는 처지다. 카카오게임즈에 뒤늦게 투자했던 개미들의 걱정도 커진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21,000원 ▼50 -0.24%)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5.73%(3200원) 내린 5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가격을 유지한 전날을 제외하면 8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상장 이후 최고 점 대비 35% 가까이 떨어졌다.



첫날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기록했던 가격인 6만2400원도 무너지고 이제 시초가인 4만8000원을 향해 떨어진다.

한때 시가총액 6조원을 넘기며 코스닥 시총 3위까지 올랐지만 어느새 4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제는 6위 셀트리온제약과 300억원 차이로 좁혀지며 5위 자리도 위태로운 수준이다.



상장 이후 카카오게임즈에 투자한 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진다. 만약 상장 첫날 종가에 투자했을 경우 15% 이상 손실을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첫날에는 거래량이 약 56만주로 적어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첫날인 이달 10일 19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후 둘째 날인 11일부터 2거래일간 본격적인 매수에 나섰다.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이 카카오게임즈였다. 특히 상한가 행진이 끝난 14일에도 1708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사흘간 개인투자자가 카카오게임즈를 사들인 돈은 3589억원에 달한다. 2위 LG화학(1215억원), 3위 카카오(1049억원)의 약 3배를 기록할 정도로 열광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28억원, 1186억원씩 집중적으로 팔아치우며 수익을 남겼다. 역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 종목에 올랐다.

10일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사진=뉴스110일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사진=뉴스1
향후 카카오게임즈가 주가 반등에 실패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손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처음 공모주를 받았던 일부 주주를 제외하면 수익을 내기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IPO 최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 역시 고점(종가 기준) 대비 25% 이상 하락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다. SK바이오팜으로 시작한 공모주 과열 분위기가 카카오게임즈에도 역시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로 3만원대 초반에서 4만원대 초반을 제시했다. 4만2000원을 제시한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높았다.

23일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4.16배다. 같은 게임업계인 엔씨소프트(17.91배), 넷마블(42.86배), 펄어비스(16.87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개발보다 퍼블리싱을 주력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렇게 높은 주가수익비율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퍼블리싱 사업은 게임 성공 후 계약 기간이 지나면 개발사가 직접 서비스를 하는 경우가 발생해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 최대 단점"이라며 "카카오게임즈는 전체 매출 중 상대적으로 퍼블리싱 비중이 높다는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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