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집은 폰 내미는 손님이 두렵다"···네이버페이 수수료, 카드의 3배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9.24 10:17
글자크기

매출 3억↓ 카드 0.8%, 네이버페이 2.2%···"동일서비스, 동일규제 해야"

"분식집은 폰 내미는 손님이 두렵다"···네이버페이 수수료, 카드의 3배


네이버페이의 영세소상공인 대상 가맹점 수수료율이 신용카드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수료율과 관련해 정부 규제를 받는 카드사와 달리 빅테크(IT대기업) 간편결제는 그런 제한이 없다.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가맹점에 지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동일 서비스에 동일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매출 3억↓ 가맹점···카드 0.8%, 네이버페이 2.2%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한 가맹점 수수료율에 따르면, 연 매출 3억원 미만 가맹점에 대한 네이버페이 신용카드 연동 결제 수수료율은 2.2%였다.

반면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다. 네이버페이가 카드사보다 영세소상공인들에게 가맹점 수수료를 3배 가까이 더 받고 있는 셈이다. 같은 매출 구간에서 카카오페이의 신용카드 연동 결제 수수료율은 1.04%였다.



아울러 연 매출 5억원이상 10억원미만 구간에서는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율이 1.4%,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연동 결제 수수료율이 1.55%, 네이버페이 신용카드 연동 결제 수수료율이 2.86%였다. 매출 10억원이상 30억원미만 구간은 신용카드 결제 1.6%, 카카오페 신용카드 연동 결제 2.39%, 네이버페이 신용카드 연동 결제 3.08%로 집계됐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10여년 전부터 정부규제를 통해 소상공인 대상 결제 수수료율을 낮춰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카드와 최대 3배가량 차이가 나는 네이버페이 수수료율은 굉장히 낯설다”며 “손님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결제를 하러 다가오면 네이버페이로 결제할까 봐 두렵다는 분식집 사장님 얘기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간편결제 서비스 관계자는 “카드 연동 간편결제를 하면 카드사에 주는 수수료가 발생하고 은행계좌 이체 방식 결제가 이용되면 은행에 주는 수수료도 포함되다 보니 신용카드 수수료율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단순 결제대행 뿐 아니라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가맹점들에게 제공하고 있어 카드 수수료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규제無 빅테크 간편결제 수수료, 보안입법 마련해야”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이버페이의 3배 가까운 수수료율 차이는 과도하다는 것이 기존 금융업계와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구간이 연매출 3억원 미만 가맹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부정적으로 본다. 영세가맹점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 노력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간편결제는 금융당국의 감독이나 정책적 규제를 받지 않는다. 기존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과 하위법령에 따라 30억원 이하 매출 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 3년마다 수수료율 적격 비용을 산정해 적용해야 하는 규제를받는다.

그러나 빅테크 간편결제에는 관련 규제가 전혀 없다. 금융 당국이 법률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부터 열어줬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 빅테크 규제 방안이 포함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정부가 발의할 예정이지만 여기에도 수수료율에 대한 규제 얘기는 아직 없다. 기울어진 수수료율 논란과 가맹점 부담이 앞으로도 계속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창현 의원은 "결제 대행과 함께 이것 저것 부가서비스와 기능을 제공한다는 페이사들의 주장도 10년전 수수요율 규제를 받기 전 카드사들이 했던 레퍼토리 그대로"라며 “금융위 국정감사를 통해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준비중인 빅테크 관련법(전자금융법 개정안)에 이런 원칙이 포함되지 않으면 보완 입법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