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황 속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모처럼 활기 찾은 수원 못골시장. © 뉴스1
경기 수원시 대표 전통시장인 남문 못골시장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좋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유심히 살펴보는 손님과 그런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으려는 상인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최근까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못골시장 생선가게에 모여든 손님들.© 뉴스1
"매출이야 반토막이지. 그래도 오늘은 시장을 찾은 손님이 늘어 다행이지 뭐야"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생선가게 사장의 눈과 손은 손님과 생선으로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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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만두가게 사장은 40년동안 못골시장을 지켜온 시장의 산증인다. 그는 "올해만큼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음식을 팔 수 있다는 게 어디냐. 테이블 손님은 줄었어도 포장 손님은 꾸준하다"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의 만두가게 안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대통령 되시기 전에 찍었던 사진"이라며 "못골시장이 수원시 대표 전통시장이다보니 정치하는 분들도 많이 오신다"고 했다.
30대로 보이는 정육점 관계자는 "코로나도 문제지만 매년 20% 정도씩 매출이 줄고 있는 게 더 심각하다"며 "사실 요즘 새벽배송이다 뭐다 해서 집앞으로 물건을 가져다 주고 하니 젊은 사람들은 아예 (시장에)나오지 않는다. 어르신들이나 이곳에 정착해 사는 외국인들 아니면 여기(시장) 망한다고 봐야 한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러나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어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유난히 잦았던 태풍까지 겹쳐 손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못골시장 과일가게. © 뉴스1
허리가 굽어 거동이 불편함에도 손님에게 판매할 마른 김을 자르던 건어물 가게 어르신은 "(건어물은)눅눅해지면 팔 수가 없다.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물건 많이 버렸다"며 "그나마 지난 주말부터 손님들이 늘고 있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고소한 기름냄새가 시장에 풍기자 손님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전집에 옹기종기 모였다. 전집 주인은 "우리집 전은 종류별로 다 잘나간다. (코로나19로)어디 저희집만 어렵겠냐"며 미소 띤 얼굴로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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