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이달 8조 감소… "유동성 추세이탈 아니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9.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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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증시에서의 개미 순매수 규모 7.5조 육박, 전문가들 "변동성 확대에도 추세상승 에너지는 여전"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56.8포인트(2.38%) 내린 2,332.5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일대비 24.27포인트(2.8%) 내린 842.72에 장을 마친 반면 원달러환율은 7원 오른 1,1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0.9.22/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56.8포인트(2.38%) 내린 2,332.5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일대비 24.27포인트(2.8%) 내린 842.72에 장을 마친 반면 원달러환율은 7원 오른 1,1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0.9.22/뉴스1


주식 매수 대기자금으로 간주되는 투자자 예탁금이 이달 초 고점을 찍은 후 이달 들어 8조원 이상 급감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7780억원으로 이달 초순 고점(63조2582억원, 9월4일) 대비 8조4800억원(13%) 가량 줄었다.

지난해 말 27조3900억원 수준이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3월 하순 들어 40조원을 돌파했다. 과거 폭락장세가 펼쳐진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등한 것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이 3월 폭락장세 기간을 바겐세일 기회로 보고 대거 참여한 덕분이다.



투자자 예탁금 증가분을 개인, 기관, 외국인 등 주요 투자주체 분류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 중 상당 부분이 개인자금일 것으로 본다. 이른바 '동학개미'의 출현이 이 때부터 본격화된 것이다.

이후 투자자예탁금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40조원대 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다 올해 공모주 열풍을 불러 일으킨 SK바이오팜 (82,700원 ▼1,700 -2.01%)의 공모절차가 진행되던 6월 하순에는 투자자예탁금이 사상 최초로 50조원을 돌파했다.



8월 들어서는 카카오게임즈 (20,750원 0.00%)가 공모주 투자와 관련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60조원선도 넘었다.
투자자예탁금 이달 8조 감소… "유동성 추세이탈 아니다"
투자자예탁금은 말 그대로 주식매수 자금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넣어둔 자금인 만큼 투자자가 출금할 때 외에도 주식을 매수했을 때도 줄어든다. 다소 가파른 감소세이기는 하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실제 이달 들어 이날까지 17거래일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4조9000억원, 코스닥에서 2조5500억원 등 7조5000억원 가까이를 순매수하며 최근의 조정장세에서 왕성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규모 합계(약 6조8900억원)보다도 많다. 주식 매수규모가 늘어날수록 투자자예탁금은 줄어드는 만큼 이같은 개인 투자자발 주식매수가 예탁금 감소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것이다.


이달 초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당시 일시적으로 유입된 자금이 일부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변수들을 모두 더하더라도 최근 투자자예탁금의 감소를 추세적인 유동성 이탈로까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국의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과거 부동산에 쏠렸던 자금의 증시 유입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환경과 개인들의 여전한 주식매수 선호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예탁금 감소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예탁금 이달 8조 감소… "유동성 추세이탈 아니다"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장기적 추세에 접어든 만큼 일시적으로 예탁금이 줄더라도 주식매수를 위한 예탁금 규모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의 유동성 감소에 대해 '기술주 조정국면' '미국 부양책 실망감 확산' 등의 이유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금융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대출한도 축소, 신용대출 잔고 감소 등이 최근 투자자예탁금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도 "여러 이슈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증시의 우상향) 방향을 바꿀 만한 이슈는 아니다. 유동성이 추세적으로 이탈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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