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 계열의 한라시멘트가 최근 거래처인 레미콘사에 단가인상 요청공문을 보냈다. 한라시멘트의 포틀랜드 시멘트(OPC)와 슬래그시멘트의 톤당 가격은 각각 7만5000원, 6만8400원(공장 출고가) 수준이다. 포틀랜드 시멘트는 9.3% 인상된 8만2000원, 슬래그시멘트는 10% 상향된 7만5200원으로 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시멘트 톤당 가격은 2003년의 6만6000원보다 4000~4500원 낮은 6만1500~6만2000원에 불과하다. 시멘트 가격은 수요 감소와 공급 확대로 2017년 전 보다 낮게 형성된 상황이다. 특히 시멘트 업체들은 레미콘 가격이 이달부터 2%(1400원) 인상된 점도 시멘트 가격 상승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급가격 인상요구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한라시멘트에 이어 다른 시멘트 메이저들도 연달아 가격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가격인상 압박은 시멘트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도 시멘트 가격 인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레미콘 가격 인상에 따라 시멘트 역시 6년만의 가격 인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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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업계의 갑작스런 가격 인상 요구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제대로 협상을 하지 않고 공문을 보내는 '통보 방식'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2014년 건설·시멘트·레미콘 협의체를 구성한 이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유야무야된 상황"이라며 "매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한라시멘트 외에 다른 시멘트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요구할 경우 레미콘 업계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레미콘 업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멘트 업계가 사전 협의 없이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에 동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