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0% 매출 타격…월세에 쓰러졌다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20.09.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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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인근 상가 문이 닫혀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임대료 분쟁과 폐업이 증가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임대료 조정과 감면에 대한 유권해석 및 행정지도를 중앙정부에 건의한데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코로나 종식 때까지 공공기관 소유 건물상가 임대료의 50% 감면을 제안했다. 2020.9.21/뉴스1(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인근 상가 문이 닫혀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임대료 분쟁과 폐업이 증가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임대료 조정과 감면에 대한 유권해석 및 행정지도를 중앙정부에 건의한데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코로나 종식 때까지 공공기관 소유 건물상가 임대료의 50% 감면을 제안했다. 2020.9.21/뉴스1


기업 10곳 중 6곳은 코로나19(COVID-19)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했다. 코로나19에도 꿈쩍이지 않은 건물·토지 월세 등 임차료는 기업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3일 '코로나19 고용위기와 정책대응'을 주제로 연 개원 32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가 노동에 미친 영향 실태조사'를 공개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경기와 고용은 지난 2월부터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특히 청년, 여성, 임시일용직, 숙박·음식점 등 고용 위축은 취약계층에 집중됐다. 노동연구원은 국민이 실제 체감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6월 17일부터 7월 10일까지 개인 2500명, 기업 1500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줄었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60%였다. 이 중 58.1%는 매출이 0~30% 줄었다. 매출이 감소한 기업 중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절반 넘게 떨어진 기업도 19.0%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 정보통신업, 소규모 사업체에서 매출 타격이 두드러졌다.



응답 기업 중 15.1%는 인건비를 줄였다. 매출 감소에 휴업, 해고 등으로 대응한 결과다. 반면 임차료는 전체 기업의 96.5%가 코로나19 이전과 동일하게 지급했다. 고정비용인 임차료가 경영 악화를 방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기업이 코로나19에 대응한 방식으론 유연근무제 활용, 휴업, 휴직, 임금동결 및 삭감 등이 많았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2월 이후 일을 그만둔 노동자는 전체의 10.6%였다. 이 중 일을 관둔 이유로 코로나19를 지목한 비중은 46.9%였다. 전체 노동자 100명 중 5명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직장인 중 28.7%는 임금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월 평균임금 감소 폭은 20.4%였다. 경제활동인구조사 월 평균임금에 대입하면 코로나19로 월급이 54만원 깎였다.


자영업자 중 비임금노동자의 3.5%는 코로나19 충격으로 폐업하거나 도산했다. 38.5%는 휴업 실시, 50%는 근무시간 단축으로 코로나19를 버티고 있다. 비임금노동자의 86%는 매출액 또는 사업소득이 줄었다고 했다.

노동연구원은 경제가 유례 없는 충격을 받고 있지만 해고 등 고용 조정은 억제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 외환위기 때와 같은 대규모 실업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근로시간 단축, 휴직 및 휴가 활용, 근로방식의 변화 등을 통해 위기에 대처해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김유빈 노동연구원 패널데이터연구실장은 "고용유지지원금 등 단기·즉시적 지원과 고용보험 사각지대 축소·지원대상 및 지원수준 확대 등 포괄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유연근무제 확산은 일·생활 균형을 위한 기업문화 정착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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